LG CNS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자 ‘차세대 구글’이라 불리는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센스타임과 손잡고 얼굴인식 출입 서비스를 전면 도입했다. 대상은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본사 출입게이트 26곳이다.
이번에 LG CNS가 도입한 얼굴인식 출입 서비스는 얼굴인식부터 게이트 개방 여부 판단까지 전체 과정에 단 0.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직원들은 잠시의 멈춤도 없이 출입구를 그대로 걸어 들어가면 된다. 더욱 중요한 건 마스크나 안경을 끼더라도 정확도가 99%를 넘어선다는 데 있다. LG CNS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보면서 출입 게이트를 지나가도 신분을 식별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눈이나 코 주변 생김새만으로도 사람들 구별해내는 핵심 AI 기술은 중국의 센스타임이 제공했다. 센스타임의 특화된 얼굴인식 AI는 여러 각도의 사진을 입력할 필요도 없이 증명사진 한 장만 있어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기업, 기관 등에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직원 증명사진을 직원 동의 후에 시스템에 업로드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지문이나 홍채 스캔 작업도 필요하지 않다.
창업 5년이 겨우 지난 신생업체 센스타임은 얼굴인식 기술에서 독보적인 정확성을 자랑한다. 사람의 눈을 뛰어넘는 99% 정확도의 바탕에는 400여건에 가까운 AI 분야 특허가 자리하고 있다. 센스타임은 지난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유치하는 등 2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을 확보하면서 기업가치가 75억달러(약 8조8,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와 퀄컴, 일본의 혼다, 중국 알리바바 등 전세계 700곳 이상의 고객과 파트너를 확보한 상태로, 얼굴인식뿐만 아니라 자율주행과 비디오분석, 헬스케어 영역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 그야말로 ‘AI 공룡’인 셈이다.
센스타임의 딥러닝과 AI 기술이 짧은 시간 내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센스타임은 사업 초기 세계 최대 이동통신 회사이자 중국 국영기업인 차이나모바일의 얼굴인식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센스타임의 성장에는 14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한 영향이 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센스타임과 협업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데이터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백도어(정보를 빼돌리기 위해 몰래 설치한 프로그램) 논란’으로 중국 기업들에 대한 국내 반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LG CNS도 데이터가 절대 외부로 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G CNS 측은 “출입게이트에 설치된 단말기 내에서 얼굴정보 저장 및 분석과정을 모두 처리, 외부 인터넷 접속이 불필요하다”며 “모든 정보는 사업장 내부에서만 관리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및 사용이력 등이 외부로 절대 반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LG CNS는 전세계로 발을 넓혀나가고 있는 센스타임과의 협업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LG CNS 관계자는 “얼굴인식 출입시스템을 넘어 폐쇄회로(CC)TV에 AI를 적용해 통제구역 침입을 탐지하는 등의 기술 개발을 꾸준히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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