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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 환자 잠복기 14일 초과 ‘미스터리’… 질본 “격리기간 재조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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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 환자 잠복기 14일 초과 ‘미스터리’… 질본 “격리기간 재조정 없다”

입력
2020.02.12 01: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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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증상 경미했거나 감염 후 앓고 회복기 접어들었을 가능성” 

 정부와 학계 “예외적 사례로 자가격리 기간 변경은 어려워” 

중국 우한시에서 우리 교민 및 가족을 철수 시키기 위한 3차 전세기가 출발할 예정인 11일 전세기 탑승객 170여명이 격리될 경기 이천시 국방어학원 인근에 이들을 환영하는 현수막 앞으로 방역 차량이 소독을 하며 지나가고 있다. 이천=이한호 기자
중국 우한시에서 우리 교민 및 가족을 철수 시키기 위한 3차 전세기가 출발할 예정인 11일 전세기 탑승객 170여명이 격리될 경기 이천시 국방어학원 인근에 이들을 환영하는 현수막 앞으로 방역 차량이 소독을 하며 지나가고 있다. 이천=이한호 기자

국내에서 28번째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통상적인 잠복기(14일) 이후에 시행된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8번 환자가 발열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잠복기가 14일보다 길거나 △증상이 없는 감염자가 국내에서도 확인됐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정부는 당장 잠복기 종료 시점에 맞춰져 있는 자가격리 기간(14일) 확대 등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환자의 사례를 정밀 진단하기로 했다.

1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중대본은 28번 환자가 지난달 20일 함께 중국에서 입국한 3번 환자로부터 감염(최종 접촉 지난달 25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대본은 28번 환자의 동선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대체로 서울 강남지역과 경기 일산지역을 오간 3번 환자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28번 환자는 3번 환자가 서울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에 갔을 때 동행한 인물로 확인됐다.

문제는 28번 환자가 자가격리 종료 이전이던 8일 검사를 받는 시점에서도 별다른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감염이 가능한 마지막 접촉일(지난달 25일) 이후 17일 만인 10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통상적인 바이러스 잠복기(14일)를 넘긴 시점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종 코로나의 최장 잠복기가 정부가 정한 자가격리 기간을 연장하는 등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는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에선 65세 여성이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후베이성에서 산시성으로 돌아온 지 42일 만에 병원을 찾았다가 확정판정을 받은 사례가 11일 공개됐다. 중국의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이끄는 연구진도 최신 논문에서 신종 코로나 잠복기가 최대 24일이라고 밝혀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우리 보건당국은 일반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이 논문 하나가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잠복기 기준 ‘14일’을 변경할 근거로 불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28번 환자에 대해서도 “잠복기가 14일을 넘어 발병한 사례라고 확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28번 환자가 통상 잠복기를 넘겨 발병했다고 판단하기 보다, 감염 초기 증상을 느끼지 못했거나 감염 후 병을 앓고 회복기에 들어갔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이 환자 잠복기가 (14일보다) 길 수 있지만 (잠복기에 발병한 상황에서) 경미한 초기증상을 못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며 “초기증상이 경미한 점을 감안해 잠복기 조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방역에 쓰이는 최장 잠복기는 개별 환자 1, 2명을 바탕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최장 잠복기 개념은 통계적 기법으로 만들고 예외인 사람까지 포함하면 감당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설사 28번 환자의 잠복기가 14일보다 긴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보건당국은 방역 시스템 조정을 검토하지 않을 방침이다. 예외적 사례 때문에 세계에서 통용되는 바이러스 잠복기를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정 본부장은 “국내 확진 환자들의 역학적인 특성을 분석해보면 잠복기가 3~4일 정도인 경우가 가장 많고 길어도 7~8일 이내로 분석된다”며 “우리도 케이스가 많지 않기에 더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28번 환자처럼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거나, 미약해서 발병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 채로 자가격리에서 해제되는 사람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정부도 이 사례에 대한 리뷰 등을 거쳐 격리 해제 기준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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