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도청간 상습정체로 확장 시급한 국도에 교각…예산낭비 불 보듯
부산지방국토청이 경북 안동시 풍산읍에 국도 대체 우회도로를 건설하면서 상습체증으로 도로 확장이 예상되는 국도 구간에 대형 교각을 세워 근시안적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13일 안동 용상~교리 국도 대체 우회도로 시공사와 감리단에 따르면 국도 5호선과 34, 36호선을 연결하는 이 도로는 1,400억원의 예산으로 2017년 12월 착공해 2024년 완공한다. 길이 8.44㎞, 폭 20m의 왕복 4차로에는 교량 12개소 1,340m, 터널 1개소 70m, 교차로 3개소가 건설된다.
시공사 등은 안동시내에서 경북도청을 연결하는 4차선 도로인 국도 34호선 구간 중 풍산읍 노리 복주병원 인근 도로 위를 지나는 교량을 설치하면서 교각을 세우고 있다.
안동시 등에 따르면 길이 120m 교량을 떠받치기 위해 4차선 40m 도로 양쪽에 3개 설치한 교각으로 인해 상습정체구간인 이곳의 도로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일대 국도는 하루 4만여대의 차량이 통행하고 출퇴근 시간에는 버스터미널에서 안동과학대학까지 2~3㎞가 상습정체로 인해 운전자들의 민원이 쇄도하는 등 확장공사가 시급한 구간이다.
앞으로 이 국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우회도로를 내거나 교각을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지호 대한전문건설협회 안동시지부 회장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주변 교통상황을 감안해야 하고 건설에 앞서 지자체 의견을 듣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설계변경 등 예산낭비 상황을 막았어야 했다”며 “깜깜이 행정의 대표적 폐해”라고 말했다.
특히 2027년 완공 예정인 경북도청 신도시에 인구가 집중될 경우 이 구간은 상습정체 가중으로 국도 확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동시 풍산읍 김동팔(52)씨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공사를 벌이는 만큼 교통여건을 감안해 사전에 경북도와 안동시 등 지자체와 다각적으로 업무협의를 했다면 예산이 낭비될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국토청 관계자는 “설계 당시에는 교통량이 급속도로 증가할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며 “도로 확장이 필요하다면 정체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중장기 계획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2017년 말 착공 당시라도 설계변경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었던 공사여서 탁상행정의 대표 사례로 오점을 남기고 있다.
권정식 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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