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세관 담배 70만갑 중 45만갑 압수, 나머지 시중 유통돼
부산항에서 담배 70만갑을 밀수입한 일당이 세관에 붙잡혔다.
부산본부세관은 이같은 혐의로 서울 남대문 잡화상 A(73)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자금책 B(43)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2월 시가 31억원 상당 국산 담배 70만갑을 부산항을 거쳐 러시아로 가는 환적 화물로 위장하는 수법으로 국내에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70만갑 가운데 이미 25만갑은 시중에 유통됐고, 세관은 나머지 45만갑을 압수했다.
세관 측은 “역대 단일 담배 밀수 사건 압수한 양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세관 조사 결과 A씨 일당은 2018년 홍콩으로 정식 수출한 국산 담배를 현지에서 수출입 대금에 대한 세관 모니터링을 피하기 위해 현금으로 사서 컨테이너에 실어 말레이시아로 보냈다. 국산 담배 ‘에쎄’ 를 기준으로 하면 시중 가격은 1갑당 4,500원인데 수출 담배는 1,000원이다.
수출된 국산 담배를 다시 국내로 밀수입해 1갑당 1,800원에 팔 수 있기 때문에 1갑당 800원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노린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담배의 제품명을 부직포로 위장한 후 우리나라를 거쳐 러시아로 가는 환적 화물인 것처럼 가장해 부산 신항에 들여왔다. 환적 화물은 일반화물과 달리 경유지 개념으로 특정 항구에 잠시 들리는 것으로 해당 국가 세관이 원칙적으로 검사하지 않는다는 것을 노렸다.
일당은 밀수 담배가 가득한 컨테이너를 부산 신항에 반입한 뒤 러시아행 선박으로 옮긴다며 해당 컨테이너를 트레일러에 실어 부산 신항에서 북항으로 운송하다가 정상 운송경로를 벗어나 부산 강서구에 있는 비밀창고로 향했다.
여기서 국산 담배는 즉시 비밀창고로 옮기고, 미리 준비해둔 부직포로 컨테이너를 채웠다. 하지만 이 같은 밀수 정보를 입수한 세관에 덜미를 잡혔다.
세관은 “이번 밀수가 성공했다면 일당이 챙길 부당이득은 5억6,000만원, 23억원 국고 누수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한다”과 말했다. 압수된 담배는 전량 소각 등 폐기 처리된다.
세관은 “심각한 국고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수출 국산 담배 밀수입 등을 철저하게 차단하기 위해 불시 점검, 국내 반입단계 우범 화물 검사, 밀수정보 수집과 분석 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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