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檢 블랙리스트 피해자”
임은정 울산지검 검사가 제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휩쓴 영화 ‘기생충’ 소식에 봉준호 감독과 주연배우 송강호와 함께 “블랙리스트 모임을 한번 추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작성된 문화ㆍ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속해 있었다.
임 부장검사는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화계 블랙리스트 봉 감독님의 쾌거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감축 드리며, 검사 블랙리스트 피해자로서 봉 감독님, 송강호 배우님 등과 함께 블랙리스트 모임 한 번 추진해볼 과욕을 조심스레 품어본다”고 썼다. 임 부장검사는 앞서 정치권에서 제기된 ‘검찰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자신이 해당 명단에 포함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블랙리스트로 인한 인사 불이익과 조직적 왕따 등에 대해 국가 배상소송도 진행 중이다.
기생충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또 한편의 한국 영화 ‘부재의 기억’도 언급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승준 감독님의 부재의 기억이 아쉽게도 수상에 실패했지만, 단편 다큐멘터리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 작품은 수상 여부를 떠나 세계에 그 존재를 알린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는 평가다. 임 부장검사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될 일에 매진했던 불행을 기록, 경각심을 일깨우는 일은 대한민국에서만 필요한 일은 아닐 터”라며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쾌거”라고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