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수제화 없는 수제화골목

홍수자 중구골목문화해설사가 지난달 31일 대구 중구 향촌동수제화센터 1층에서 수제화골목 역사와 전시공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대구 중구 향촌동수제화센터 전경.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관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는 하는데 매출은 늘지 않는다. 전국 유일 수제화 골목이라고 역사성만 내세우니 관광객은 오는데, 막상 구경만 하고 간다. 수제화 없는 수제화골목이 될 판이다.” 대구수제화골목 르네상스 계획의 현주소다.

대구 중구가 향촌동 수제화골목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지만 홍보에 치우친다는 지적이다. 상인들은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 중구는 16억원을 들여 2017년 6월 수제화골목 내 ‘향촌수제화센터’를 개관했다. 지상 4층 연면적 800㎡ 규모다. 전시관과 수제화 아카데미, 사무실ㆍ회의실ㆍ가죽체험공방으로 구성돼 있다. 향촌동의 역사와 유래를 살펴볼 수 있는 조형물과 함께 수제화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가죽 전시, 포토존 등 역사ㆍ체험 공간으로 꾸며졌다. 서울, 부산 등 전국 손님은 물론, 대구 근대골목투어 제1코스 경상감영달성 길에 편입되며 대만, 일본 등 해외관광객까지 월 2,000여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인기 체험관으로 부상 중이다.

홍수자 중구골목문화해설사는 “수제화 장인의 구두제작 영상과 손질방법 등 수제화 제작 과정부터 향촌동 수제화골목의 역사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며 “10명 이상 단체예약 시 자신만의 개성 있는 가죽 공예 소품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체험코스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였다. 관광객은 유치했지만 상권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1층 전시공간에 골목 상인들이 만든 수제화를 전시하고, 제작자의 명함과 가격표 등을 비치해 판매로 연결시키기로 했지만 실제 이를 통해 팔린 수제화는 거의 없다. 상인들도 월 1회 상인연합회 정기회의를 여는 게 고작이다.

한 상인은 “상주하고 있는 문화해설사들이 가게들을 속속들이 모르니 문의를 해도 안내가 쉽지 않고, 개관할 때 전시용으로 빌려갔던 여름용 수제화가 한겨울까지 있으니 민망한 지경”이라며 “빠듯한 관광일정에 센터에서 체험만 하지 가게를 찾는 일은 없다”고 한숨 지었다.

상인들은 수제화센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새로 찾고, 온라인 쇼핑몰 구축, 공동판매장 조성, 관광객 연계 프로그램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구가 현재 추진 중인 용역도 홍보에 치우쳐 있다고 우려한다. 중구는 지난해 6월부터 예산 1억 1,000만원을 들여 홈페이지 제작과 대표 브랜드 개발, 잡지ㆍ지도 제작 등의 내용을 포함한 ‘수제화골목 활성화 콘텐츠 개발지정 용역’을 진행 중이다. 올해 6월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중구 관계자는 “그간 수제화 구매자 확보를 위해 홍보를 우선적으로 추진해 왔고, 앞으로는 상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제화골목을 대표하는 공동브랜드 개발과 상인들과 소통을 강화해 실효성 있는 수제화골목 활성화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윤희정 기자 yooni@hankookilbo.com

대구 중구 향촌동 수제화 골목 전경.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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