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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경제효과는? “오스카 범프 등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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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경제효과는? “오스카 범프 등 무궁무진”

입력
2020.02.10 20: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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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이엔에이 대표와 봉준호 감독이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상식 직후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92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이엔에이 대표와 봉준호 감독이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상식 직후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의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휩쓸면서 향후 이어질 이른바 ‘오스카 범프(Oscar Bumpㆍ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인한 단기 급등)’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 한국 영화가 북미 스크린시장의 주류 문화를 성공적으로 공략하면서 한국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이에 따른 간접적인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

◇‘오스카 범프’ 기대

10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에 따르면, 통상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오스카 범프’ 또는 ‘오스카 바운스(Bounce)’로 불리는 연쇄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우선 아카데미상의 본 무대인 미국 내 수입 효과가 있다. 지난해 작품상을 받은 ‘그린 북’은 미국 내 개봉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아카데미상을 받았는데, 그 이후 지금까지 미국 내 전체수익의 6분의1인 약 1,54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미국 외에서도 아카데미상 수상작의 브랜드 효과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린 북은 수상 후 전체 해외 수익의 3분의2에 해당하는 2억4,400만달러 수입을 추가로 올렸다.

기생충은 북미에서도 개봉한 지 4개월이 넘은 상태라 이미 영화를 본 관객이 많다면 오스카 범프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영화의 수익이 영화관에서 끝나지 않는 시대다. 영화 재관람 수요가 DVD나 스트리밍서비스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미국 스트리밍서비스 판당고나우에 따르면 기생충은 이 플랫폼에서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을 계기로 사전예약 비디오 역대 4위의 기록을 세웠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아카데미상의 무형의 가치다. 그린 북을 비롯해 다수 아카데미상 수상작을 기획ㆍ제작한 존 슬로스는 경제전문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영화산업 자체가 경제적 이해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면서 아카데미상의 경제적 효과를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카데미상은) 이 업계에서 살 수 없는 것이고 누구나 원하는 상이기에 가치를 매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영화 한류’ 간접 효과도 기대

기생충은 한국 문화산업 측면에서 보더라도 싸이나 방탄소년단(BTS)의 전례처럼 북미 시장을 공략했기에 큰 의미를 지닌다. ‘한류’로 불려 온 한국 문화콘텐츠의 해외 진출이 과거 아시아권 중심의 성공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콘텐츠의 성공은 소비재 기업에도 간접적인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한 K팝이 한국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온 것과 비슷한 효과를 기생충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수혜를 볼 만한 업종으로는 관광 산업이 꼽힌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해외에서 한국의 문화콘텐츠 성공으로 우선 체감할 수 있는 것은 관광객의 증가”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인해 당장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관광객 숫자가 늘고 이것이 내수에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의류나 자동차ㆍ가전ㆍ통신기기 등 수출 소비재 산업도 생각지 못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 연구원은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의 인지도가 올라갈 수 있고, 그렇다면 브랜드 가치 제고 면에서 한국 기업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새롭게 얻은 영향력을 정교히 활용할 필요성도 지적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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