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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끝났지만 베이징 도심 ‘썰렁’… 확산세 여전한데 AI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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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끝났지만 베이징 도심 ‘썰렁’… 확산세 여전한데 AI까지

입력
2020.02.10 20:00
수정
2020.02.10 20: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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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기업들 업무 재개에도 도로 텅 비고 행인도 드물어

오피스텔 단지 식당들 문 닫고 주택가는 봉쇄식 관리 공식화

중국 베이징시 왕징의 오피스텔 밀집단지인 소호. 10일 점심시간인데도 문을 연 식당을 찾아보기 어렵고 오가는 사람조차 없어 휑하다. 편의점 4곳 중 1곳과 화웨이 매장만 문을 열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중국 베이징시 왕징의 오피스텔 밀집단지인 소호. 10일 점심시간인데도 문을 연 식당을 찾아보기 어렵고 오가는 사람조차 없어 휑하다. 편의점 4곳 중 1곳과 화웨이 매장만 문을 열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중국 수도 베이징의 도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최장 3주간 지속된 춘제(春節ㆍ설) 연휴 이후에도 썰렁했다. 상당수 기업이 10일부터 업무를 재개했지만 도로는 텅 비었고 오가는 사람도 드물었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사망자는 하루 90명을 돌파했고 확진자도 3,000명대에 재진입했다.

이날 한국인 밀집지역 왕징의 대규모 오피스텔 단지인 소호 인근은 그야말로 스산했다. 평소 점심시간이면 2만여명의 입주자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식당마다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이날 문을 연 식당은 아예 없었고 그나마 편의점 4곳 중 1곳만 손님을 받고 있었다. 10여분 동안 오가는 행인도 5명뿐이었다. 심지어 배달업체 직원이 들고 있는 비닐봉지엔 컵라면만 가득했다. 감염 우려 때문에 직장인들이 조리음식을 기피해서다. 한 정보기술(IT)업체 직원은 “아예 도시락을 싸올까 생각중”이라고 했다.

직장인들은 출근에 대한 부담이 큰 듯했다. 특히 회사에서 마스크를 지급하는지, 출퇴근길에 감염되면 어떻게 보상을 받는지 등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마스크는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필수 보호장비가 아니며, 출퇴근길에 감염돼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유권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베이징시정부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피하고 자가 차량이나 자전거ㆍ도보로 출퇴근하라”고 당부했다.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지 못해 가동을 미룬 공장들도 있었고, 감염 위험이 높은 러시아워를 피해 교대로 출근하는 기업들도 많았다.

10일 점심시간에 중국 베이징의 건물 앞에서 마주친 배달직원. 손에 들린 비닐 봉지 안에는 조리된 음식이 아니라 컵라면이 잔뜩 들어 있었다. 감염 우려 때문에 직장인들이 외부 음식을 아예 주문하지 않는 것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10일 점심시간에 중국 베이징의 건물 앞에서 마주친 배달직원. 손에 들린 비닐 봉지 안에는 조리된 음식이 아니라 컵라면이 잔뜩 들어 있었다. 감염 우려 때문에 직장인들이 외부 음식을 아예 주문하지 않는 것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주택가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베이징시는 그간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시행하던 외부인 출입 금지, 체온 측정 의무화 등의 봉쇄식 관리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상하이ㆍ광저우ㆍ선전을 포함한 중국 1선도시 4곳 모두 통제 수위가 대폭 높아졌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외출이나 장보기 관련 규칙을 정하는 등 정부 방침을 적극 따르고 있지만 “10일 자정부터 베이징 외곽 모든 간선도로를 대규모로 소독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까지 퍼지는 등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춘제 연휴 막판 귀경객이 대도시로 몰릴 것이란 우려는 다행히 기우였다. 8,9일 이틀간 철도 이용객은 327만명으로 전년 대비 80% 이상 감소했다. 복귀를 포기하거나 더 미룬 경우도 있을 테고 길어진 연휴로 귀경객이 분산되기도 했을 것이다.

우려되는 건 신종 코로나의 여전한 확산세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사망자는 97명 더 늘어 908명이 됐고, 확진자도 3,062명 증가해 총 4만171명에 달했다. 주말 새 확진자 하루 증가 규모가 2,000명대로 떨어지는가 싶었지만 다시 반등한 것이다. 게다가 후난성에 이어 쓰촨성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보건ㆍ방역당국의 부담은 훨씬 더 커졌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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