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청와대 회의 풍경도 바꿔놓았다. 통상 대통령 주재 회의가 열릴 경우 참석자들은 미리 입장해 회의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이후 한 가지 절차가 더 추가됐다. 바로 ‘손 소독’.
10일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린 청와대 여민관 회의실 입구에서 참석자마다 손에 손 소독제를 묻힌 후 싹싹 비비며 회의실로 들어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참석자들은 손바닥을 맞대 문지르거나 깍지를 낀 채 손가락 사이를 마찰하기도 하고 양손을 번갈아 흔드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손을 말리며 자리로 향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이미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일상화된 가운데 청와대에서도 모든 공식 행사장에 입장하는 외부 참석자들은 발열 검사와 손 소독을 거쳐야 한다. 경내 근무자 역시 출근 시 발열 검사, 행사장 출입 시엔 손 소독이 의무다.
신종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한 예방 수칙에 예외가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날 김상조 정책실장과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손 소독을 생략한 채 입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장면을 공개하는 등 신종 코로나 사태를 국가위기로 대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아쉬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바이러스는 사회적 위치나 권력을 구분하지 않는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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