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경기 고양시 앞다퉈 기생충 촬영 장소 알리기 나서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 쾌거를 일군 가운데 서울시, 경기 고양시 등 영화 촬영 장소였던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장소 홍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9일(현지시간) 서울시는 트위터에 “제92회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ㆍ감독상ㆍ외국어영화상ㆍ각본상 4개 부문을 수상한 #기생충! 축하드립니다”라는 글과 함께 서울 속 기생충 촬영지 탐방코스를 소개했다. 탐방코스는 지난해 12월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사이트인 VisitSeoul.net을 통해 소개된 것으로, 기생충의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쾌거와 함께 서울시가 다시 홍보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가 공개한 탐방코스는 ‘돼지쌀슈퍼(우리슈퍼)－기택 동네 계단－자하문 터널 계단－스카이피자(피자시대)’ 네 곳이다.
첫 번째 장소는 서울시 마포구 손기정로에 있는 돼지쌀슈퍼(우리슈퍼)로, 기생충에서 주인공인 기우(최우식)가 친구 민혁(박서준)으로부터 과외 아르바이트를 제안 받는 장소다. 영화에서는 ‘우리슈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돼지쌀슈퍼’다. 이 슈퍼 문에는 ‘기생충 촬영 우리 슈퍼’라고 쓴 종이가 붙어 있다.
두 번째 장소는 영화 속에서 기택(송강호)네 동네 계단으로, 기정(박소담)이 복숭아를 들고 박 사장네 집으로 가는 장면이 촬영된 장소다. 우리슈퍼(돼지쌀슈퍼)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다. 서울시는 우리슈퍼와 이 계단을 기생충 팬들의 촬영지 순례 장소로 소개했다.
다음 장소는 갑작스런 폭우로 캠핑을 취소하고 돌아온 박 사장네 가족을 피해 도망 나와 달려 내려가는 계단이다. 수직적 이미지로 영화 기생충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이 계단은 종로구에 있는 자하문 터널 계단이다. 서울시는 터널 내부가 영화에서 보는 장면만큼이나 스산한 느낌을 준다고 소개했다.
서울시는 기택네 가족이 피자 박스를 접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피자 가게를 마지막 탐방지로 소개했다. 극중에서는 ‘피자시대’로 나오지만 실제 이름은 ‘스카이피자다’. 동작구 노량진로에 위치한 스카이피자는 2002년 문을 열어 올해까지 18년째 이어오고 있다. 영화에서 나온 피자 박스 접는 방법도 실제 가게 사장님께 배웠다고 전해진다. 가게 내부에는 촬영 당시에 쓰인 피자 종이 박스가 그대로 진열되어 있다.
한편 고양시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생충 비하인드] 폭우에 잠겼던 기택이네 동네는 어디?’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기생충 속 주무대가 되는 기택네 반지하 집은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아쿠아스튜디오에서 세트로 제작됐다. 버려진 정수장을 리모델링해 2011년 6월 개장한 이 스튜디오에서는 수중, 수면, 폭파, 침수 같은 특수효과를 촬영할 수 있다. 기생충에서는 가로 58m, 세로 24 m, 최대 깊이 4 m에 이르는 대형 수조에 반지하 집을 만들어 놓고, 물 50톤(5만 리터)를 집어 넣어 호우에 물에 잠기는 장면을 연출했다. 기생충 외에도 영화 해운대, 해적, 해무, 명량, 국제시장, 백두산 등 백여 편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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