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별 표기 정정신청 수용
성전환 수술 뒤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하사가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 참석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군 최초로 복무 도중 여성으로 성전환을 해 전역조치 된 전 육군 하사 변희수(22)씨가 법적으로 여성이란 것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12월 29일 가족관계등록부 특정등록사항란 성별 표기 정정신청을 제출한 지 40여 일 만이다.

변씨를 지원해 온 군인권센터는 “청주지법이 변 전 하사의 법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정정하기로 결정했다”며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10일 밝혔다.

법원은 결정문을 통해 “변씨의 성장 과정과 성전환 수술 결심 후 호르몬 치료와 수술을 받게 된 과정, 수술 결과의 비가역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변씨는 경기북부의 한 부대에서 전차(탱크) 조종수로 복무하던 중 성전환을 위한 호르몬 치료를 거쳐 지난해 11월 휴가를 내고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군인권센터의 긴급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변씨는 여군 복무를 원한다고 호소했으나 육군은 같은 날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전역을 통보했다. 전역 명령에 의해 변씨는 23일 0시부터 민간인 신분이 됐다.

변씨는 여전히 군 복무를 희망하고 있지만 여군으로 지원하더라도 입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군인사법 등 현행 법령에 남성으로 입대한 장병이 성전환 수술로 성별이 바뀐 뒤에도 계속 복무할 수 있는지, 성전환 수술 뒤에도 입대할 수 있는지 판단할 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씨는 “육군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싸우겠다”며 법적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군인권센터와 함께 자신의 소송을 도울 변호인단을 공개 모집 중이다.

이날 군인권센터는 최근 트랜스젠더 여성의 숙명여대 합격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을 언급하며 육군본부를 비판했다. 센터는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에게 자신의 존재 입증을 강요하는 폭력적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육군은 남성 성기의 유무를 기준으로 군인의 자격을 판별하고 여군을 앞세워 변 전 하사와 여군을 함께할 수 없는 존재처럼 낙인 찍었다”고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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