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청원 “국가의 격 높였으니 병역 혜택을”
봉 감독, 1990년대 방위병으로 복무 마쳐
오스카 작품상까지 4관왕을 휩쓸면서 국위선양을 해낸 영화 ‘기생충’에게 뜨거운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국가의 격을 드높인 봉준호 감독에 군 면제 혜택을 주자”는 다소 황당한 글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봉 감독은 과연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는 이미 대학생이던 1990년대 초반 방위병으로 복무를 마쳤다. 봉 감독은 모 부대의 인사과 행정병이었다고 과거 여러 차례 밝혔다. 굳이 관련 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영화감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사회학과를 전공하면서 감독의 꿈을 키웠고, 방위 생활도 영화 독학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 감독은 “퇴근하면 빡빡머리로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도 보고, 부대에서도 몰래 영화이론서를 뒤적거렸다”고 앞서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물론 봉 감독이 ‘미필’이였더라도 병역 특례는 어려웠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병역법 시행령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의 경우 국내 대회의 1위 입상자), 중요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이수자에게만 ‘예술ㆍ체육요원’으로 복무할 기회가 주어진다. 영화제는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거두더라도 해당 사항이 없는 셈이다.
때문에 순수예술과 스포츠 분야를 중심으로 한 병역 특례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국방부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참여한 ‘범정부 병역특례 태스크포스(TF)’는 병역 자원이 줄어드는 현실을 감안해 대중예술인 등에 대한 조항은 신설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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