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무한도전’이 종영한 이후 이렇다 할 차기 대표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을 선보이지 못하며 아쉬움을 자아내던 MBC 예능국에 한 줄기 빛이 등장했다. 지난 달 출발을 알린 ‘끼리끼리’의 이야기다.
지난 1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끼리끼리’는 다수의 출연자가 성향끼리 나눠 펼치는 국내 최초 성향 존중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무한도전’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박명수를 비롯해 장성규, 은지원, 황광희, 이용진, 정혁, 이수혁, 인교진, 김성규, 하승진 등 무려 10명의 출연진이 멤버로 합류를 알리며 첫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끼리끼리’는 ‘무한도전’ 이후 MBC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야외 버라이어티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같은 관심에 대해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 당시 연출을 맡은 노승욱 PD는 “‘무한도전’은 MBC를 버라이어티 왕국으로 만든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저희가 감히 비빌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라는 겸손한 답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끼리끼리’는 ‘무한도전’과는 또 다른 신선한 재미로 성공적인 MBC 버라이어티의 부활을 알렸다.
먼저, 오랜 시간 예능계에서 활약해 온 베테랑 예능인들과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대세 예능인, 예능에서는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웠던 신선한 뉴페이스까지 지루하지 않은 멤버 조합이 프로그램의 강점이었다.
첫 방송 당시 예상치 못했던 ‘저 세상 텐션’을 보여주며 시선을 강탈한 정혁부터, 거침없는 하승진의 예능감, 신비주의 예능 이미지를 벗고 예능에 도전장을 내민 이수혁의 반전 열정은 잔뼈 굵은 예능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꿀잼’을 완성했다. 개개인의 캐릭터를 십분 살려낸 인교진, 김성규 등의 ‘치고 들어오는’ 활약 역시 기대 이상이었으며,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주는 박명수, 장성규, 이용진, 은지원, 황광희의 분량 사냥은 역시나 안정적이었다.
‘성향 존중’ 버라이어티라는 기획 콘셉트에 충실하게 멤버들의 성향에 맞춰 나눈 ‘늘끼리’와 ‘흥끼리’ 팀 조합과 성향에 따라 확연히 대비되는 멤버들의 성향 역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젊은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제작진의 센스 있는 편집과 자막은 화룡점정이었다. 재치 있는 편집은 물론 열 명의 멤버들이 만들어내는 케미까지 빈틈없이 살려낸 제작진과의 시너지로 촘촘한 재미를 완성한 것이다.
콘셉트도, 멤버들의 케미도, 이를 뒷받침 할 제작진의 편집도 완벽한 ‘삼박자’가 갖춰졌다. 이제 갓 3회 방송을 마친 ‘끼리끼리’의 떠들썩한 출발이 마냥 ‘빈수레’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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