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처음 상을 받게 돼 의미가 깊다.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
봉준호 감독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각본상을 받은 뒤 국제영화상까지 수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고 수상 역시 처음이다.
국제영화상 수상작으로 ‘기생충’이 불리자 객석에 앉아 있던 할리우드 영화인들이 모두 기립 박수를 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각본상 수상 후 “한국이 탄 첫 오스카”라면서 감격스러워 한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 수상의 기쁨을 배우들과 함께 나눴다. 그는 “함께 영화를 만든 배우와 스태프가 여기 와 있다”면서 송강호 이선균 박소담 최우식 이정은 등의 배우들을 호명하며 찬사를 보냈다. 봉준호 감독의 소개에 배우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박수가 이어졌다.
봉 감독은 촬영감독 홍경표, 미술감독 이하준, 편집감독 양진모 등의 이름을 거명하며 “우리 모든 예술가에게 찬사를 보낸다”며 “제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바른손과 CJ, 네온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영화상 후보로는 ‘문신을 한 신부님’(폴란드), ‘허니랜드’(마케도니아), ‘레미제라블’(프랑스),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가 올라 ‘기생충’과 경쟁했다. ‘기생충’은 지난달 5일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영화 가운데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영화는 1952년 ‘라쇼몽’(일본), 1955년 ‘지옥문’(일본), 1956년 ‘사무라이’(일본), 2001년 ‘와호장룡’(대만), 2009년 ‘굿바이’(일본), 2012년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이란), 2017년 ‘세일즈맨’(이란) 등이 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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