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지오 채권단, 부지 매입 요구…장비 있어도 현장 진입 못해
규모 5.4의 경북 포항지진을 일으킨 지열발전소에 지진계 설치가 시급하나 정부예산으로 장비를 확보하고도 부지 사용 문제로 차질을 빚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지열발전 부지안전성검토TF 소속 포항지역위원 4명은 10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정부 예산 10억원을 받아 지열발전소 안에 심부지진계와 지하수계측정장비를 설치하려 했으나 부지 사용 권한 문제로 미뤄졌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넥스지오 채권단이 이 문제를 놓고 협의 중이나 정부나 포항시가 매입해야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지진 발생과 단층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려면 지하 1.4㎞ 깊이에 지진계를 설치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니 부지 사용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와 포항시가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항지열발전은 북구 흥해읍 남송리 일대 위치, 면적은 1만3,500㎡이다. 지열발전 사업자인 넥스지오는 경영난으로 2018년 1월 1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해 현재 절차를 밟고 있다. 회생절차에 따라 넥스지오는 부지를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고, 기술보증기금 등 채권단이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11월 규모 5.4의 지진으로 포항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낸 지열발전의 채권단이 부지 매입을 요구,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지난 2018년 포항지진의 직ㆍ간접 피해액이 3,3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양만재 TF위원은 “심부지진계는 지열발전 사업을 주관한 넥스지오가 지진이 일어나지 않도록 부착했어야 하는데 이제서야 혈세로 설치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라며 “두 지열정의 수위가 600m 이상 차이나 모니터링이 시급한 만큼 산업자원부가 부지 사용 문제에 적극 나서 빠른 시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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