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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 것이 왔다”… 확진자 3명 나온 매화동 주민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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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 것이 왔다”… 확진자 3명 나온 매화동 주민들 ‘불안’

입력
2020.02.09 18:02
수정
2020.02.0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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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7번 확진자 거주 시흥 매화동 가보니

9일 오후 경기 시흥시 매화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5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방역당국이 매화동복지회관 앞 버스정류장에서 방역을 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9일 오후 경기 시흥시 매화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5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방역당국이 매화동복지회관 앞 버스정류장에서 방역을 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9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3명이 잇따라 발생한 경기 시흥시 매화동복지회관 앞. 회관 앞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오전까지만 해도 한 명이던 확진자가 이날 오후 6시쯤 3명으로 늘었다고 하자 망연자실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여성은 “일가족이 모두 걸린 건 이번이 처음 아니냐”며 “너무 무섭고 불안하다. 빨리 집에 들어가야겠다”고 말했다.

25번 확진자는 매화동에 거주하는 73세 여성이며, 26번과 27번 확진자는 이 여성의 아들과 며느리로 확인됐다. 아들 부부는 최근 중국 광둥성에서 입국한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1차 검체 결과 이날 오후 최종 확진자로 판명됐다고 시흥시 보건소는 밝혔다. 이날 확진자가 추가되기 전인 오후 4시까지만 해도 시민들은 놀라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차분해 보였다.

복지회관 앞 버스 정류장에서는 방역작업이 한창이었다. 혹시나 확진자가 다녀 갔을 수 있다는 판단에 작업 중이었다. 방역을 하던 한 직원은 정확하게 이동경로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혹시나 몰라 방역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류장에 서 있던 시민들은 불안한 듯 방역작업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내 버스가 오자 황급히 올라타는 모습도 역력했다.

주변 상인들은 25번 확진자가 70대 고령이라는 점과 거주지가 정류장과 멀지 않아 정류장을 수 차례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방역작업 자체가 이동 경로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상인들끼리 혹시 70대 노인 혼자 방문했는지, 가족과 함께 온 적이 있는지 서로에게 물으며 기억을 더듬고 있다고도 했다.

9일 오후 경기 시흥시 매화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5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매화동의 한 학교가 확진자 발생에 따른 휴업 및 교내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을 지나가던 시민이 쳐다보고 있다. 임명수 기자
9일 오후 경기 시흥시 매화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5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매화동의 한 학교가 확진자 발생에 따른 휴업 및 교내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을 지나가던 시민이 쳐다보고 있다. 임명수 기자

3년째 정류장 맞은편에서 붕어빵 노점을 운영하던 60대 어르신은 “(25번 확진자가)정류장에서 멀지 않은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소문이 벌써 돌았다”며 “불안하지만 하루하루 먹고 살아야 하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씨도 춥고, 일요일이라 사람이 없는데 오늘은 더 없다”고 말했다.

정류장과 바로 인접한 한 고등학교는 즉각 휴업 및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안내문에는 ‘긴급 휴업 알림, 매화동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학교 교직원 외 출입을 금지합니다. 휴업기간은 10일부터 13일까지며, 출입기간은 9일 오후부터 무기한’이라고 적혔다.

주민들도 불안한 듯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한 남성은 한 주민은 “결국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중국에 다녀온 분들은 스스로 밖에 나가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매화동도 따지고 보면 넓은 지역인데 정확히 어디인지 알려줘야 대응을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흥 지역 맘카페에도 ‘아들과 며느리는 1차 음성 나왔는데 어디서 감염 되신 걸까요?’라는 의문을 던진 멘트에 ‘그러니까 걱정된다’, ‘너무 무섭다’ 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9일 오후 경기 시흥시 매화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5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방역업체 직원들이 정류장 방역을 마친 뒤 이동을 위해 장비를 싣고 있다. 임명수 기자
9일 오후 경기 시흥시 매화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5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방역업체 직원들이 정류장 방역을 마친 뒤 이동을 위해 장비를 싣고 있다. 임명수 기자

한편 25번 확진자는 시흥시의 한 선별진료소를 2차례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1차 때 진료를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환자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또 26번, 27번 확진자인 아들 부부는 1차 검체 결과 확진 판정이 내려졌으며 국군수도병원에 격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흥시 등 방역당국은 이들이 그동안 어떤 경로로 다녔는지 등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시흥=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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