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주민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밝혀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임시 생활하는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에 교민들을 추가 수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주민들은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들이 임시 생활하는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 시설을 방문한 뒤 아산 초사동 한 식당에서 주민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간담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우한 교민의 추가 수용 계획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해 한다고 토로하니 문 대통령이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에 교민들을 추가 수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도 현재 두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교민들의 일정, 남은 기숙사 방 등을 고려해 추가 수용은 없는 것으로 사실상 결정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기숙사에는 총 219개의 객실이 있는데 우한 교민 173명, 중앙합동지원단 35명, 진천ㆍ음성군 상황 연락 공무원 2명 등 210명이 1인 1실에서 거주하고 있어 남은 방은 9개에 불과하다. 우한 교민 527명이 격리 생활하고 있는 경찰인재개발원도 10여개의 객실만 남아 있는 상태여서 현실적으로 추가수용은 어렵다. 행안부는 두 시설에 우한 교민을 추가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아산시와 진천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지자체는 앞서 남은 방이 적고, 1차 귀국한 우한 교민 수용 시설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정부가 추가 수용은 없다고 했던 점 등을 적극 피력하며, 추가 수용 시설에서 제외해 줄 것을 정부에 수 차례 요청했었다. 아산시 초사동 한 주민은 “대통령이 주민들의 심정을 헤아려 추가 수용은 없다고 확실하게 약속해 주니 안심이 된다”면서 “지금 생활하고 있는 교민들이 끝까지 아무 일 없이 잘 지내다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세기를 탑승해 귀국을 원하는 추가 중국 교민은 2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진천과 아산을 잇따라 방문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교민들의 임시생활 관련 보고를 받고 정부중앙합동지원단 등 현장 공무원 등을 격려했다. 진 장관은 173명의 우한 교민 입실 현황과 건강 상태, 오는 15일로 예정된 귀가 절차 등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는 교민들을 서울과 지방 거점 몇 곳으로 이동시킨 뒤 각자 귀가토록 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입덧이 아주 심한 임산부도 있다고 들었다”며 “최선을 다해 이 분들이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돌아가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챙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임시 생활시설 때문에 주민 건강이나 안전에 불안을 끼치거나 하는 일은 일절 없을 것이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런 불안들을 많이 덜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들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우한 교민 수용에 적극 협조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임시 생활시설 지정으로 지역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철저한 대비책 마련도 주문했다. 온양온천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현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달 28일 국립중앙의료원, 지난 5일 성동구보건소에 이어 세 번째다.
진천ㆍ아산=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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