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홍준표 전 대표가 있는 경남 밀양을 찾았다. 고향 출마를 고수하는 홍 전 대표에게 서울 출마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공관위원장의 행보로는 상당히 이례적이라, 홍 전 대표의 최종 결단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밀양 선거사무실에서 홍 전 대표와 만남을 갖고 서울 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회동 직후 “홍 전 대표가 밀양ㆍ창녕 등에서 활동하는 게 좋겠는지, 서울에 가는 게 좋겠는지 등에 대해 충분히 (공천관리위원회의 뜻을) 전달했다”면서 “홍 전 대표도 고민에 들어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밀양을 찾기에 앞서 홍 전 대표에게 전화로 서울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홍 전 대표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표직 사퇴 이후 처음으로 오늘 김형오 위원장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서울 강북 험지로 올라오라는 말씀이 계셨고, 나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17, 18대 총선에서 서울 동대문을에서 당선된 바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의 밀양 방문에도 불구하고, 홍 전 대표는 서울 출마에 부정적인 뜻을 고수했다. 그는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난 고향 출마에 대한 마음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다만 홍 전 대표가 전격적으로 서울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교안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종로 출마로 중진들의 험지 출마 분위기를 잡은 데 이어, 김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직접 홍 전 대표의 지역 선거사무소까지 찾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 홍 전 대표도 이날 김 위원장과의 회동 이후 SNS를 통해 “나를 효수(梟首)하기 위한 절차라고 해도 김형오 위원장의 오늘 밀양 선거사무실 방문은 감사했다”며 “부디 공천 혁신을 통해 우리당이 부활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와의 회동 이후 경남 거창으로 이동해, 역시 고향 출마를 고집하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만나, 험지 출마를 설득할 예정이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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