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규모 커져 직격탄… 세계 경제성장률 0.3%P↓ 전망도
“올해 한국 성장률 1.5% 그칠 것” 英 경제기관 등 잇단 하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여파로 중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연구기관들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점치는 눈높이도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홍콩, 일본 등과 함께 중국경기 둔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국가로 분류돼 성장전망 하향 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0.3%포인트 내렸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2.5%였던 전망치를 2.3%로 하향했다. 국제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3월까지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된다면 세계경제의 연간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고 예상했다.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도 덩달아 하향조정되고 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2.5%였던 성장률 전망을 1.5%로 크게 낮췄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2.0%로, JP모건은 2.2%로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이처럼 세계경제 둔화 우려가 확산되는 건,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유행 때의 4.3%에서 2019년 16.3%로 급격히 늘어났다.
커진 규모뿐 아니라 중국 경제는 2003년보다 세계 각국 경제와 훨씬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10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제조업 부문 소비에서 중국의 부가가치 기여 비중이 높은 국가는 한국(10.9%)을 포함해 칠레(17.3%), 호주(15.8%), 뉴질랜드(11.7%), 캐나다(11.6%) 등이었다. 미국ㆍ영국ㆍ일본 등 국제 공급망 참여도가 높은 선진국도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과 저개발국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영국의 해외개발연구소(ODI)는 중국의 수요가 1% 줄면 중ㆍ저소득 국가의 상품 수출은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어치 감소한다고 봤다. 중국은 여행과 해외직접투자(FDI) 부문에서 이들 국가에 영향을 미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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