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연구팀 논문 신종 코로나 확산세 속 뒤늦게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어떤 바이러스 전염병도 확산세가 꺾이는 시점이 존재하며, 누적 회복자 수를 파악해 그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지만 신종 코로나 감염추세 예측에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9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바이오 및 뇌공학과 이광형 교수와 대학원생이던 김기성(현 바이오브레인 대표)씨 연구팀이 감염병 확산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하는 연구결과를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용한 감염병 확산예측 모델 연구’라는 제목으로 2017년 5월 학술지 ‘BMC 바이오인포매틱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5년 5월 국내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후 전염병의 확산은 감염성과 지속성(회복성), 사회구조 등 3가지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186명의 환자가 발생해 38명이 사망했다.
연구팀은 감염병이 등장한 후 사회에서 어떻게 확산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감염병에 노출된 사회 네트워크를 만들고 접촉자 수 변화에 따른 확산추세를 관찰했다.
이를 통해 어떤 감염병이든 초기에는 환자수가 늘다가 기세가 꺾이는 전환점(VRTP)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회복자가 전염병으로부터 회복되거나 사망으로 인해 전염병 확산경로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또 감염자 전환점의 선행지수가 ‘누적 회복자’라는 것도 알아냈다. 어떤 감염병 감염률이 33%, 지속기간 7.6일, 평균 접촉자수가 20명일 경우 누적 회복자 비율이 17.35%일 때 기세가 꺾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감염율과 지속기간이 같고 평균 접촉자 수가 10명이때는 누적 회복자 비율이 16.35%일 때 꺾였다.
이처럼 감염병의 특성과 사회구조가 주어질 경우 기세가 꺾이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악의 감염병이라도 회복자 누적수가 네트워크 인구의 27%가 되는 시점에서 꺾인다는 점도 밝혀냈다. 이와 함께 어떤 감염병이라도 접촉자 수를 하루 평균 7명 이하로 줄이면 전체를 감염시킬 수 없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광형 교수는 “어떤 감염병도 확산이 꺾이는 점이 항상 존재하고 그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 하루 평균 접촉자 수를 7명 이하로 줄이면 인간은 그 어떤 감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예방약과 치료제를 통해 감염율을 낮추고 회복률을 개선할 수 있으며 격리조치를 통해 접촉자수를 낮출 수 있기에 인간은 어떠한 감염병으로부터 생존을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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