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함정에 대규모 병력 파견 부담
군 당국이 이 달 태국에서 열리는 다국적 연합훈련인 코브라골드훈련에 불참하거나 참가 병력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 속에서 대규모 병력을 태국에 파견하는 데 따른 부담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9일 군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해병대는 오는 25일부터 내달 6일까지 태국 핫야오 해안 일대에서 개최되는 코브라 골드훈련 참가 여부를 두고 최종 검토하고 있다. 코브라 골드훈련은 1982년부터 미국 태평양사령부(현 인도ㆍ태평양사령부)와 태국 군 주도로 매년 개최되어 왔다. 한국 해병대는 2010년부터 참가하고 있다.
군 당국은 당초 해병대 대대급 병력과 상륙돌격장갑차 8대 등을 상륙함(LST) 1척에 태워 15일쯤 출항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태국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7일 기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25명에 달한다. 인접 국가인 싱가포르 역시 30명이다. 공군 역시 오는 11~16일 열리는 ‘싱가포르 에어쇼 2020’에 불참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함정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장병들이 수십일 간 머물러야 하는 것도 이번 훈련 참가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만일 훈련 병력 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장병과 접촉한 장병들을 검역해 격리 조치해야 한다. 반면 현지에서 이들을 신속하게 검역할 수 있을지, 또한 격리시킬 수 있을지 조차 불투명하다.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수십여명의 신종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한 전례를 봤을 때 군함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로선 훈련 참가에 따른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하루 이틀 내 훈련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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