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만원씩 10개월... 서울시, 청년에게 지역 일자리 제공 ‘청정지역 프로젝트’
부산ㆍ제주 등 11개 지자체 확대 시행
집에서 직접 담근 술인 ‘가양주’ 제조에 관심이 많던 박성수씨는 지난해 경북 안동시에서 밀로 소주를 만드는 가게 A에서 6개월 넘게 일했다. 직접 밀을 재배해 양조장에서 술을 만들고 카페와 숙박시설도 함께 운영하는 가게였다. 박씨는 “강의만 듣다 직접 양조장에서 일을 하다 보니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며 “가양주 제조를 더 배워볼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박씨는 서울시의 ‘청정(靑停)지역 프로젝트’에 지원해 지난해 안동시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지역에서 10개월 동안 살면서 현지 기업에서 일하고 월 220만원(세전)의 급여를 받는 서울시의 사업이었다. 박씨처럼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강다솜씨는 “서울에선 잉여 인간 느낌을 많이 받고 살았다”라며 “지역에서 일하면서 내가 굉장히 필요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고 자존감이 올라가더라”고 뿌듯해했다.
서울시가 청정지역 프로젝트의 덩치를 키운다. 지난해 경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를 시는 올해 부산, 울산, 대구,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전국 11개 지방자치단체에서 확대한다. 시는 10일부터 내달 8일까지 시 홈페이지나 프로젝트 온라인 웹사이트(www.youthstay.org)에서 청정지역 프로젝트 참여 신청을 받는다. 서울시에 주소를 둔 만 19∼39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선발된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3월 말부터 10개월 동안 전국 100여개 지역 기업에서 주 4일(32시간) 근무하게 된다. 1주일에 하루는 지역아동센터, 노인돌봄센터 등에서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 참여한다. 지역 정착에 관심이 있다면 농ㆍ어업 전문종사자 등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커뮤니티 참여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이밖에 직무역량 강화 교육이 제공되고, 현대백화점그룹 임직원들로부터 멘토링도 받는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이 프로젝트가 서울 청년에게는 지역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고 다양한 일자리와 교류의 경험을 얻는 기회가 되고, 지역은 서울 청년의 아이디어가 지역 경제와 문화를 활성화하는 상생모델로 자리 잡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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