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장기간 격리해 범행 상응한 책임 물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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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목에 밧줄을 매고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남편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 이완형)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67)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 아내가 별다른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하면서 느꼈을 극심한 공포와 육체적 고통은 가늠하기조차 어려워 보인다”며 “김씨를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해 범행에 상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범행 후 최소한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고 수사단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일관하며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꾸짖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운영하는 과수원 농막에서 아내(59)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일이 너무 힘들다. 과수원을 팔자”고 아내가 말하는 것에 격분, 아내에게 겁을 줘 농막 안에 있던 밧줄을 목에 걸고 쇠기둥에 묶으라고 한 후 마구 폭행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주먹과 발로 아내를 마구 때린 것도 모자라 망치, 삽, 나무막대기까지 사용해 무차별 구타해 김씨 아내는 결국 현장에서 숨졌다.
김씨는 아내가 숨진 후 방으로 돌아가 잠을 자다 가족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김씨가 처음부터 아내를 죽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폭행을 일삼았다고 판단해 상해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죄로 김씨를 기소했고, 법원도 살인죄를 인정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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