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재ㆍ부품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년 새 2배가량 확대됐다. 특히 자동차ㆍ항공기 등에 쓰이는 부품인 와이어링(배선장치)의 경우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8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부품 종합정보망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 중국 소재ㆍ부품 수입액은 520억8,000만달러(62조1,574억원)로 전년보다 5.6% 감소했다. 지난해 세계경기 위축과 미중 무역 분쟁 등의 여파로 대중 무역이 부진했던 탓이다. 그럼에도 전체 소재ㆍ부품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0.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15년 전인 2004년(14.1%)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커졌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으로 수급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자동차 부품의 경우 전체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9.1%였다. 특히 점화용 와이어링 세트와 기타 와이어링 세트(자동차ㆍ항공기ㆍ선박용) 수입액 19억7,600만달러 중 중국산 수입액은 17억1,300만달러(2조444억원)로 전체의 86.7%나 됐다.
이는 국내 업체의 생산 공장이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 공장 생산중단 사태를 초래한 ‘자동차의 혈관’ 와이어링 하네스 역시 대부분 수작업으로 제작되는데,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 주력 생산 공장을 대거 이전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처럼 중국 내 생산 차질이 발생했을 때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핵심 소재ㆍ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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