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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감염 피하려 집에 콕… 택배ㆍ배달음식은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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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감염 피하려 집에 콕… 택배ㆍ배달음식은 안전한가

입력
2020.02.09 14:00
수정
2020.02.09 20:4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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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한 아파트 입구 앞에 택배와 배달음식 봉지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외부인의 단지 출입을 금지한 탓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중국 베이징의 한 아파트 입구 앞에 택배와 배달음식 봉지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외부인의 단지 출입을 금지한 탓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중국은 지금 ‘배달과의 전쟁’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창궐하면서 가급적 집 안에 머물며 외출을 삼가는 탓이다. 누가 들렀는지 모를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조차 찜찜할 수밖에 없는 시기다. 베이징의 경우 3명 이상 모임을 금지한 터라 4인 가족은 외식을 생각할 수도 없다. 춘제(중국 설) 연휴부터 이런 답답한 상황이 2주간 지속됐다. 어쩔 수 없이 택배나 배달음식에 의존하지만,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중국인의 택배 사랑은 유별나다. 지난해 전국 택배 물량은 630억건에 달한다. 중국 인구 14억명이 1인당 평균 45개의 택배를 주문한 셈이다. 일주일 평균 1개 꼴이다. 4인 가족으로 치면 이틀마다 택배를 주문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 택배시장은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배달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중국의 음식ㆍ식품 배달시장 규모는 6,040억위안(약 102조원)에 달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규모가 4배나 팽창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일상의 많은 풍경을 뒤바꾸면서 택배와 배달에 대한 시선도 싸늘해졌다. 특히 선전에서 택배직원이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자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꼬리를 물었다. 이미 상당수 아파트에서는 배달직원의 단지 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주민들은 택배직원이 외부 병원체를 옮길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대로 가정의 바이러스가 택배직원을 통해 외부로 퍼져 ‘슈퍼 전파자’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경우든 외부와 접촉을 피하는 것이 능사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CDC)는 “바이러스가 택배나 배달을 통해 전파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광둥성 확진자의 집안 문 손잡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핵산이 검출되자 비말(침방울)뿐만 아니라 물체나 식품을 통한 감염 우려 커졌다.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최장 5일, 매끄러운 물체 표면에서 몇 시간씩 생존할 수 있다는 추정치도 공개됐다.

그러자 전문가들은 “택배 상자나 배달 봉지는 집안에 들이자마자 외부 포장을 벗긴 뒤 내부 포장은 알코올 등으로 소독하라”면서 “가급적 따뜻한 음식을 주문해서 한번 더 데우고 손은 반드시 꼼꼼하게 씻으라”고 조언했다. 편리함의 상징인 택배와 배달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이에 신선식품이나 배달음식을 외면하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지난달 라면을 포함한 인스턴트 면류의 판매는 전년 대비 740%나 폭증했다.

하지만 배달이 천덕꾸러기가 아니라 삶의 희망이 되기도 한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로 신음하는 우한에서 이달 1일까지 일주일간 온라인 음식배달 주문이 20만건을 웃돌았다. 우한이 외부로부터 봉쇄된 시기다. 이 중 4,563개에는 ‘몸조심 하세요’, 5,504개에는 ‘우한 파이팅’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우한에 남은 주민들의 가족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응원의 염원을 담아 보낸 선물이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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