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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직원 줄여야죠” 서민 일자리 위협하는 신종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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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직원 줄여야죠” 서민 일자리 위협하는 신종 코로나

입력
2020.02.09 15:17
수정
2020.02.10 00: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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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4분의 1 토막, 음식ㆍ숙박업 가장 큰 타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8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주말임에도 한산하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8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주말임에도 한산하다. 연합뉴스

“당장은 괜찮아도, 이 상태로 가면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지난 8일 서울 명동. 이곳에서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을 묻는 질문에 마스크를 쓴 채 한숨 먼저 내쉬었다. 평소 같으면 관광객과 나들이 인파로 붐빌 토요일 오후 6시를 갓 넘은 시각이었지만, 50석 좌석에 손님이라곤 한 명뿐이었다. 한씨는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에 확 줄었던 손님이 다시 늘어나는 듯했다가 이렇게 됐다”면서 “인건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우리 경제의 고용, 특히 서민들의 일자리부터 위협하고 있다. 감염증 전파 우려로 가게, 공장 등이 문을 닫거나 업무시간을 단축하고,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까지 뚝 끊기면서다.

가장 앞서 직격탄을 맞는 산업은 숙박ㆍ음식점업이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숙박ㆍ음식점업 취업자(230만3,000명)는 전년보다 6만1,000명(2.7%) 늘었다. 2017년(-3,000명)과 2018년(-4만5,000명) 감소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 작년 전체 취업자 증가분(30만1,000명)의 20% 이상을 숙박ㆍ음식점업이 차지했다. 통계 발표 당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 효자 산업’으로 보건복지업과 함께 숙박ㆍ음식점업을 꼽으며 “외국인 관광객 회복 등에 힘입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숙박ㆍ음식점업 고용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처지다. 법무부에 따르면 중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외국인은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1만7,884명에서 특별입국절차가 시행되기 시작한 이달 4일에는 5,668명, 6일에는 4분의 1 수준인 4,539명까지 급감했다.

과거에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숙박ㆍ음식점업 고용 한파로 직결됐다. 2017년 3월 중국이 사드 갈등에 따른 보복으로 단체관광을 제한하자, 전년 동월 대비 꾸준히 증가하던 숙박ㆍ음식점업 취업자는 같은 해 6월(-4만4,000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까지 20개월 연속 감소했다.

고용 위축은 이미 다양한 민간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감지되고 있다. 일부 여행사들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습지 교사, 문화센터 프리랜서 강사 등 대중을 상대하는 직종도 감염병 유행으로 수요가 뚝 떨어졌다.

일각에선 최근 고용증가세를 지탱하는 노인 일자리마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를 표한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바이러스에 특히 취약한 노인들이 바깥에 나와 함께 모여 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고용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전남 목포시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가 고용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경북 경주시를 방문해선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고용유지지원금 활용 등의 지원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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