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ㆍ기업 잇따른 휴업 불필요…“접촉자 찾는 게 더 중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은 인근 거주자나 사업장에 공포다. 실제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은 23번째 확진자(53세 중국인 여성)가 다녀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7일 오후 2시부터 긴급 휴업에 돌입했다. 싱가포르를 다녀왔다가 확진된 19번째 확진자(36세 남성)가 들렀다는 소식에 인근 학교들이 모두 휴업하는 등 곳곳에서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독하면 감염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응본부장은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바이러스가 대기 중에 노출되면 수 시간 내 사멸한다”며 “바이러스에 노출된 표면을 깨끗이 소독하면 사실상 감염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확진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 바이러스가 남아 전파될 가능성을 일축한 셈이다.
현재 확진 환자 노출 장소는 소독을 실시한 후 다음날까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상태다. 하루 동안 사용을 금지하는 이유에 대해 정 본부장은 “소독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바이러스는 사실상 소독 당일 사멸하게 된다”며 “다만 소독제 사용에 따른 위해 가능성, 잔류 약제 냄새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휴업이나 폐업은 바람직한 방식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일반적인 환경에서 2, 3일 버티기가 어렵고 대부분 24시간 이내에 사멸된다”고 “동선이 발표된 시점에는 다녀간 곳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존재하기 어려운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이어 “이미 일주일 전부터 자가격리를 하던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의 직장이 폐쇄를 한 경우도 있는데 너무 과도한 반응”이라며 “증상이 생기기 전부터 접촉한 사람들이 얼마나 되느냐를 따져 접촉자를 자가 격리 조치하고 철저하게 모니터링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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