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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합격 트랜스젠더 입학 포기… “두려워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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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합격 트랜스젠더 입학 포기… “두려워 멈춘다”

입력
2020.02.07 17:12
수정
2020.02.0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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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게시판에 트랜스젠더 A씨의 최종 합격을 환영하는 대자보와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대자보가 나란히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게시판에 트랜스젠더 A씨의 최종 합격을 환영하는 대자보와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대자보가 나란히 붙어 있다. 연합뉴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뒤 숙명여대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A(22)씨가 결국 최종 입학 등록을 포기했다.

A씨는 7일 오후 트랜스젠더를 위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숙명여대 입학 등록을 포기한 사실을 알렸다. A씨는 해당 글에서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시되고 반대를 당한다”며 “그렇게 나는 일상을 영위할 당연함마저 빼앗겼다”고 적었다.

A씨는 이어 “얼마 전 서점을 다녀왔다”며 “내가 다시금 수험서를 사러 와야만 했던 이유는 올해 수능 점수에 불만족해서도 아니고, 법전원(법학전문대학원)을 진학하기 위해서는 법전원이 설치된 대학 학부로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금의 사태가 무서웠다. 내 몇 안 되는 희망조차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언행을 보면서 두려웠다”고 덧붙였다.

A씨는 “다양한 각축장을 통해 보다 나은 의견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은 어떠한 근거를 갖는지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과 상대방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성숙한 사람에게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는 더 알아가고자 하는 호기심이 돼야지, 무자비한 혐오여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A씨는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제 바람에 공감해주시고 지지를 보내주신 여러 개인, 단체에 감사를 표한다”며 “나는 비록 여기에서 멈추지만, 앞으로 다른 분들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또 감사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그 해 9월 법원에 성별정정 신청을 내 허가 받았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고 숙명여대 2020학년도 입학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숙명여대 안팎에서는 A씨의 입학을 두고 논란이 지속됐다. “입학 반대는 소수자 혐오이자 학교 설립 목적에 반하는 행위”라는 목소리와 “여대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여성 권리를 위협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다. 그간 학교 측은 “A씨 최종 합격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실제 A씨가 입학을 할지 선택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밝혀왔다.

김영훈 기자 h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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