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대기업은 물론 서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 책임자들은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각종 대책을 내놓는 한편, 직접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현장을 찾고 있다.
정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 부총리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 대응 중소기업ㆍ소상공인 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중소ㆍ중견기업에 대출금리 등을 우대한 신규자금 1조9,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 금융계약도 연장돼 향후 6개월 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정책금융기관의 기존 대출과 보증의 만기는 최대 1년 유예된다.
또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겐 2%의 경영안정자금 200억원을 신규 지원한다. 여기에 지역 신용보증재단이 업체당 7,000만원 한도에서 대출 조건을 우대하는 특례보증을 1,000억원 규모로 집행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데 대한 대책도 내놨다. 먼저 중국 내 공장 조기 재가동을 목표로 주중 한국대사관, 코트라 등을 총동원해 중국 지방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수입이 이뤄질 경우 관련 서류제출을 최소화하는 등 신속한 수입을 지원한다. 국내 생산을 위해 기업이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할 경우 신속히 인가해 인력 확보를 돕고, 베트남 등 제3국 수입도 적극 도울 계획이다.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보건용 마스크와 손소독제와 관련해선 보다 강력한 ‘긴급수급 조정조치’를 다음주 중 시행한다. 긴급수급 조정조치가 시행되면, 생산자는 매일 △생산량 △국내 출고량 △수출량을, 판매자는 해당 품목을 대량 판매하는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이날 홍 부총리는 이 같은 대책을 발표한 직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경제단체장과 기업대표 등이 참석한 기업인 간담회를 열었다. 5일 전남 목포시, 6일 경북 경주시에 이어 3일 연속 직접 현장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는 (우리 경제에)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글로벌 생산망 붕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우려했다.
경제단체장과 기업인들은 정부에 △호텔에 대한 마스크 공급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한 대규모 행사 진행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들이 당장 피해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실효성에 의문을 표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신종 코로나로 문을 닫은 숙박업소 등엔 금융지원이 필요하지만, 거시경제적으로 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신종 코로나 사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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