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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 '코로나 확진' 41명 급증에 놀란 日, 자국 감염자 수에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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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 '코로나 확진' 41명 급증에 놀란 日, 자국 감염자 수에서 제외

입력
2020.02.07 16:00
수정
2020.02.07 23:5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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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내 격리된 3,438명도 추가 발생 우려... 한국인도 14명 탑승

日정부 “상륙 전 감염” 선 긋기... 아베, 올림픽 앞서 이미지 관리 나서

6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집단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격리 기간 중 필요한 식품과 의료품 등을 제공 받기 위해 접안해 있다. 요코하마=교도 연합뉴스
6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집단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격리 기간 중 필요한 식품과 의료품 등을 제공 받기 위해 접안해 있다. 요코하마=교도 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横浜)항 앞바다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에서 7일 41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무더기로 확인됐다. 전날까지 확인된 20명을 더해 총 61명의 확진자가 쏟아진 것이다. 폐쇄된 해상 공간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데다 감염 경로까지 불투명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일본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성토하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이날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41명의 감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국적은 일본 21명, 미국 8명, 캐나다ㆍ호주 각 5명, 영국ㆍ아르헨티나 각 1명으로 도쿄(東京)도 등 5개 도ㆍ현의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전날 감염 판정을 받은 1명은 중증으로 확인됐다. 크루즈선에는 한국인 14명(승무원 5명ㆍ승객 9명)도 탑승해 있으나 확진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후생노동성은 지난 3일부터 크루즈선 승객과 승무원 등 총 3,711명 중 기침과 발열 증상이 있는 120명과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홍콩 남성(80세)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153명 등 총 273명의 검체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이날로 이들의 정밀검사 결과 발표는 종료됐다.

문제는 273명을 제외한 나머지 3,438명에 대해선 정밀검사가 실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감염자들과 한동안 선내에서 생활한 탓에 감염 불안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5일 오전에서야 승객들에게 객실에서 나오지 말도록 안내했다. 홍콩 남성의 확진 판정이 나온 2일 이후 사흘이나 선내 레스토랑과 극장 등 공용시설이 감염 우려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던 셈이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2주 간 선내 격리가 예정된 승객ㆍ승무원 전원에 대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격리 기간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추가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에 한해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전했다.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한 한 여성이 7일 '의약품 부족'이라는 글을 적은 일본기를 내걸고 도움을 청하고 있다. 요코하마=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한 한 여성이 7일 '의약품 부족'이라는 글을 적은 일본기를 내걸고 도움을 청하고 있다. 요코하마=로이터 연합뉴스

하루 만에 41명의 감염자가 나오면서 일본 내 신종 코로자 확진자 수는 총 86명이 됐다. 중국을 제외한 국가 중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자 일본 정부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국내 감염자 수는 25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문제를 제기한 결과, 크루즈선 감염자는 ‘기타’로 기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 상륙 전에 감염이 발생한 만큼 일본 내 감염자로 합산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도쿄하계올림픽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미흡한 방역 대처로 인해 ‘안전 일본’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바이러스 감염 의심자가 탑승한 크루즈선의 추가 입항도 거부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날 감염 의심자가 발생한 ‘웰스테르담’호의 입항 불허 방침을 밝히고 “앞으로도 비슷한 사안에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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