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생충’의 라이벌, ‘1917’ ‘원스 어폰…’은 어떤 영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생충’의 라이벌, ‘1917’ ‘원스 어폰…’은 어떤 영화?

입력
2020.02.08 09:00
12면
0 0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은 전쟁의 한복판으로 관객을 끌고 간다. 스마일엔터테인먼트 제공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은 전쟁의 한복판으로 관객을 끌고 간다. 스마일엔터테인먼트 제공

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기생충’과 작품상 등을 다툴 영화는 8편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1917’(감독 샘 멘데스)이다.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을 두고 ‘기생충’과 오스카 대전을 펼친다. ‘1917’의 장점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취향 저격’이다. 아카데미상은 전통적으로 인간애를 다룬 전쟁 영화를 선호했다. 1979년 ‘디어헌터’, 1987년 ‘플래툰’, 1993년 ‘쉰들러 리스트’, 1995년 ‘브레이브 하트’, 1996년 ‘잉글리쉬 페이션트’, 2010년 ‘허트 로커’ 등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작품상을 가져갔다. 멘데스 감독은 2000년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1917’은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영국군 병사의 눈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스크린에 펼친다. 장면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촬영기법으로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전쟁의 민낯을 보여 준다. 단순한 내용으로 큰 울림을 준다는 점도 강점이다. 약점은 지나치게 오스카 입맛에 맞다는 점이다. AMPAS는 최근 4년 동안 인종과 성별의 다양성을 고려해 2,000여명가량 회원을 늘렸다. 전체 회원 8,469명 중 4분의 1가량이 이전 보수적인 회원들과는 다른 투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할리우드리포터와 LA타임스 등 일부 미국 매체들은 아카데미상의 발전을 위해 ‘1917’ 대신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미국 언론에서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받아야 할 영화로 꼽히기도 하나 ‘1917’과 ‘기생충’의 기세에 밀린 모양새다. 소니픽쳐스 코리아 제공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미국 언론에서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받아야 할 영화로 꼽히기도 하나 ‘1917’과 ‘기생충’의 기세에 밀린 모양새다. 소니픽쳐스 코리아 제공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도 무시 못 할 경쟁자다. 196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물간 배우 릭(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대역배우 클리프(브래드 피트)의 사연을 그린다. 1969년 미국인들을 충격에 빠뜨린 배우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을 소재로 삼아 반전의 재미를 전한다. 타란티노 감독은 감독상 후보다. 연말 연초 각종 시상식에서 ‘1917’과 ‘기생충’에 밀리면서 여론몰이에 실패한 점이 약점이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아이리시맨’. 넷플릭스 제공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아이리시맨’. 넷플릭스 제공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의 ‘아이리시맨’도 작품상을 노리는 주요 후보다. 미국 노동운동과 마피아를 다루며 미국 현대사를 들춘다.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등 노장들의 연기 앙상블이 빼어나다. 지난해 연말까진 작품상 수상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1917’과 ‘기생충’의 기세에 밀린 모양새다. 투자배급사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OTT) 넷플릭스라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극장과 온라인 동시 공개를 추구하는 넷플릭스의 전략에 반감을 지닌 할리우드 영화인이 적지 않다. 스코세이지는 감독상 후보다.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 넷플릭스 제공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 넷플릭스 제공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 소니픽쳐스 코리아 제공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 소니픽쳐스 코리아 제공

‘결혼 이야기’(감독 노아 바움백)와 ‘작은 아씨들’(감독 그레타 거윅)도 주목할 만하다. ‘결혼 이야기’는 연극연출가 남편(애덤 드라이버)과 배우 아내(스칼릿 조핸슨)의 이혼 과정을 그렸다. 아이 양육을 놓고 갈등을 벌이면서도 사랑인지 우정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을 교감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냈다. ‘작은 아씨들’은 동명 원작 고전 소설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성격도 꿈도 제각각인 네 자매의 삶을 통해 여성의 삶을 들여다봤다. 유쾌하면서 애잔한 이야기를 능숙한 연출로 전한다. ‘결혼 이야기’는 넷플릭스 영화라는 점, ‘작은 아씨들’은 여성 감독 작품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성 감독의 작품상 수상은 2010년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 감독이 유일하다. 바움백과 거윅은 2011년부터 동거하고 있다. 감독 커플이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경우는 최초로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바움백은 감독상 후보에 올랐으나 거윅은 제외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조이앤시네마 제공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조이앤시네마 제공

‘기생충’은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선 ‘페인 앤 글로리’와 2파전을 벌이고 있다. ‘페인 앤 글로리’는 스페인의 명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자신의 생애를 그린 영화다. 어린 시절의 가난과 실연을 극복하고 유명 감독이 됐으나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외톨이를 자처하는 살바도르(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삶을 그렸다. 알모도바르 특유의 강렬한 색채와 남다른 화법이 돋보인다. ‘페인 앤 글로리’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도 ‘기생충’과 황금종려상을 놓고 다퉜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2003년 ‘그녀에게’로 외국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각본상을 받았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