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분당서울대병원이 알려주는 의료상식] 대상포진 앓고 난 후 신경통으로 진행 막는 것이 중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알려주는 의료상식] 대상포진 앓고 난 후 신경통으로 진행 막는 것이 중요

입력
2020.02.08 06:25
0 0

4명 중 1명 신경통으로 진행

72시간 내 항바이러스제 투여 중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통증센터 최은주(마취통증의학과)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통증센터 최은주(마취통증의학과) 교수

“‘대상포진’은 몸에 수포가 나타나는 피부질환 아닌가요? 이렇게 통증이 오래 가는 줄은 몰랐어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통증센터를 찾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하는 말입니다. 대상포진을 앓고 난 후 찾아오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과 긴밀히 연관돼 있지만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봅시다.

◇대상포진의 양상은?

대상(帶:띠 대)상(狀:모양 상)포진은 띠를 이루는 모양의 물집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대개 몸의 좌우측 중 한 쪽에만 나타나기 때문에 신체의 중앙선을 넘지 않으며, 붉은색의 홍반 위에 물집이 잡힌 형태를 보입니다. 대상포진은 수포가 발생해야 진단이 되는데 그 전에 감기몸살과 같은 전구증상과 통증이 찾아옵니다. 무기력함과 피곤함, 오한, 구역, 구토 등을 동반할 수 있으며, 수포가 발생할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이러한 전구증상은 보통 3-7일간 지속됩니다.

일반적인 대상포진.
일반적인 대상포진.

◇대상포진의 원인은?

어릴 때 수두를 앓았다면 대부분이 평생 동안의 면역을 획득하지만, 수두바이러스는 최초 감염 이후 척수후근신경절이나 삼차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다시 깨어날 수 있습니다. 이 수두바이러스가 깨어나면서 신경분포를 따라 수포와 통증을 발생시키는 질환이 바로 대상포진입니다. 수두바이러스를 깨어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면역력 저하로, 면역력이 약한 고령의 환자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수두바이러스는 신체의 뇌와 척수신경절 등에 잠복해 있기 때문에 머리, 얼굴, 눈, 귀, 팔, 다리, 체간 부위에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의 유병률은?

대상포진은 평생 유병률을 기준으로 3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85세까지 생존하는 인구에 대해서는 50% 가까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2010년 약 48만명이던 대상포진 환자는 2018년 약 72만명으로 50% 가량 증가했고, 남성에 비해 여성 환자가 약 1.6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남성 28만명, 여성 44만명∙2018년 기준). 또한 여러 해외 보고에 의하면 20~50세 성인에서는 1,000명 당 2.5명이, 60세 이상에서는 1,000명 당 7.8명의 발생 빈도를 보이며 전체 대상포진 환자의 2/3 가량이 60세 이상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과로 및 극심한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20~30대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상포진의 치료는?

대상포진을 초기에 치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항바이러스제 복용입니다. 발진이 발생한 후 72시간, 약 3일 내에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이후 시간이 경과했더라도 바로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항바이러스제는 초기 감염의 확산을 막고, 감염기간 및 중증도의 감소, 다른 부위로의 전파 방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의 진행 방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항경련제와 항우울제, 진통소염제를 통증 감소 목적으로 함께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대상포진 발생 후 조기에 신경차단술을 시행함으로써 통증 감소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상포진의 증상.
대상포진의 증상.

◇대상포진에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되는 이유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란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피부 발진이 다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보통 피부 발진이 생긴 이후 3개월 이상 병변 부위의 만성적인 통증이 지속될 때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 정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피부 발진 발생 후 1개월 시점부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정의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요즘 추세입니다. 잠복하고 있던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깨어나면서 해당 신경절 영역의 말초신경을 손상시키게 되는데, 이것이 미처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 반영구적인 신경손상을 남기기 때문에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라 신경병증성 통증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대상포진에 걸린 모든 사람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하나요?

여러 연구에 의하면 치료 받지 않은 대상포진 환자 4명 중 1명에서 피부 병변이 치유된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비율은 나이가 늘면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40대에서는 약 10% 만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하는데 비해 70대 이상에서는 50% 이상이 발전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고령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는데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며, 그 외에도 급성기 통증과 발진이 심했던 경우, 면역저하자(암환자 등), 안면부에 발생한 경우에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증상이 대상포진과 다른 점은?

대상포진은 수포와 날카로운 통증을 동반하지만,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수포가 모두 치유돼 정상 피부로 회복된 후에도 불에 타는 듯한, 욱신욱신 하며 전기가 오르는 듯 한 증상과 감각저하, 가려움증 등을 호소하게 됩니다. 옷이 스치거나 살짝 건드리는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게 되는 이질통(allodynia)의 경우가 바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부분입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치료법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치료는 통증을 경감시키고 이환 부위의 감각을 정상화시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피부 발진 시작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중요한데, 항바이러스제가 바이러스 개체 수를 직접적으로 감소시켜 추가적인 신경 파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신경병증성 통증 질환에 주로 사용되는 항경련제와 삼환계 항우울제 등이 함께 사용됩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말초 신경 차단술, 경막외 신경 차단술 등을 사용할 경우에는 손상된 신경을 안정화해 통증을 감소하는데 효과가 큽니다.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예방법

대상포진은 중장년 연령층에서 발생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수두 백신은 1988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의 중장년층은 수두 백신을 맞지 못한 세대이고, 그만큼 대상포진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는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대상포진 백신이 도입되었고, 1회 접종 시 대상포진을 약 60% 예방할 수 있고, 극심한 통증 등의 합병증 또한 60% 가량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방접종을 실시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생 시 증상을 약화시키는데 효과가 있으므로 예방접종은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대상포진은 면역력 저하로 발생하기 쉬운 만큼, 과로나 스트레스는 피하고 충분한 영양섭취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발진 발생 시 72시간 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받아야 하고, 수포 치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경통으로의 이행 방지를 위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