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롬니는 실패한 대선 후보” 뒤끝
“롬니는 진실의 역할을 수호했다.”
미국 상원이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기각하면서 4개월 넘게 미국사회를 달군 탄핵정국은 마무리됐다. 상원은 권력남용 혐의는 52대 48, 의회방해 혐의는 53대 47의 표결로 탄핵에 반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줬다. 단 한 표를 제외하고 상원에서 공화당(53석)과 민주당(47석) 의석수와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유일한 반란표는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의 몫이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6일 ‘고맙습니다. 롬니’라는 제목의 정치 칼럼니스트 마이클 거선의 기고문을 실었다. 거선은 “정치인들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것을 선호하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탄핵 찬성이 경력을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한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과 달리 롬니는‘제도주의’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의원 개인의 소신과 원칙, 법률 체계에 기반해 정치적 선택을 했다는 얘기다. 거선은 그러면서 “대통령의 범죄라는 공공 영역에서 롬니는 진실의 역할을 준수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공격해 왔다고 지적하면서 “단 한명의 공화당 의원만이 그것(민주주의)을 중요하다고 인식했고, 상원의 명예를 기꺼이 지키려 했다”고 평가했다. 롬니 의원은 표결 전 연설에서도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공격 받을 수 있지만 ‘유죄’를 선고하는 것이 나의 신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롬니의 신념을 가차없이 깎아 내렸다. 그는 이날 탄핵 무죄 ‘자축 행사’에서 탄핵 찬성표를 던진 롬니를 향해 “실패한 대통령 후보”라고 맹비난했다. 2012년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나선 롬니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사실을 거론하며 뒤끝을 보인 셈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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