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응원 게시물에 “홍콩 민주주의 응원” 문구 들어 있어 온라인서 뭇매
“외교적으로 위험” 지적 나오자 삭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과 관련해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의 시민들을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7일 온라인상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그가 올린 게시물에 신종 코로나와 관계없는 중국 상대의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를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서다. 최근 잇달아 김 장관의 경솔한 언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 장관이 지난달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힘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올린 사진이 확산됐다. 이 사진에는 ‘찌아요(加油ㆍ힘내라) 우한’이라는 단어와 함께 “홍콩의 민주주의를 응원하던 그 마음으로 우한과 함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본토 우한 시민들에 대한 응원을 하면서 그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홍콩 시위와 같은 민감한 문제를 연관시킨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정부에서는 홍콩 시위에 대한 입장 표명을 신중히 하는 반면, 한 부처의 장관이 시위를 지지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것은 경솔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누리꾼들은 “(중국에 지원한) 마스크 200만개와 500만불이 공중분해되는 소리가 들린다”(wa****), “이건 정말 중국과 싸우자는 거다”(허****), “자기 정치를 하려 정부에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H****), “한 나라의 장관으로서 외교적으로도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fi****) 등의 의견을 내놨다.
또한 “장관 물 많이 나빠졌네”(유****) 등 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한 댓글들도 나왔다. 앞서 김 장관이 지난달 12일 일산에서 열린 지역구 행사에 참석해 한 시민의 ‘창릉3기 신도시 조성 계획 때문에 집값이 떨어져 고양시가 망가졌다’는 항의에 “그동안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네”라고 답변해 논란이 됐던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 장관 측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국토부 측은 ‘김 장관이 사진에 문제가 되는 문구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는데 이를 알고 나서 즉시 게시물을 바꿨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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