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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공소장 공개는 피의사실 공표” 해명… 野 “무리한 감추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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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공소장 공개는 피의사실 공표” 해명… 野 “무리한 감추기 시도”

입력
2020.02.06 18:17
수정
2020.02.07 01: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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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기본권과 사법 정의 위해 익숙한 관행 고쳐야” 강조

“정무적 책임만 강조” 지적 속 “사전 협의 없어” 야당 반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무부 대변인실 ‘의정관’ 개소식을 마치고 검찰 기자실에 방문해 출입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한호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무부 대변인실 ‘의정관’ 개소식을 마치고 검찰 기자실에 방문해 출입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한호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 원문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 기본권과 형사사법 정의 지키려면 익숙한 관행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공소장 비공개에 대한 비판에는 “제가 입을 상처는 얼마든지 감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이 4월 총선에 미칠 정치적 악영향을 고려해 공소장을 비공개에 부쳤다는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추 장관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2층에 문 연 법무부 대변인실 분실 ‘의정관’ 개소식에 참석해 최근 공소장 원문 비공개 원칙을 세운 것에 대한 입장을 자세히 밝혔다. 추 장관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도 있고, 이에 따라 피의사실 공표가 금지(형법)되기 때문에 법무부에서도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만든 것”이라며 “법무부가 헌법, 법률, 부령을 스스로 깬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전임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언급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은 포토라인이나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해 스스로 이해 관계자처럼 돼 있어서 제대로 (개혁)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받는 입장이었던 조 전 장관이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등 개혁안을 밀어붙이기에 한계가 있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법무부가 앞서 국회에 공소장 원문을 제출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의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성격이 다르다는 논리도 제시했다. 추 장관은 “취임 이후 공소장이 공개된 분들은 단독 피고인들이지만 이 사건(울산시장 사건)은 관계자가 많고 아직 이들에 대한 처분이 안 된 상황이라 (공소장이 공개되면) 피의사실 공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의 해명에도 논란은 진화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가 사실상 공소 요지를 ‘취사선택’해 국회에 제출한데다, 국회 측과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비공개 방침을 정한 것을 두고 야당 측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정의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법무부 결정은 타당성 없는 무리한 감추기 시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입법부에 대한 정보제공 여부 판단을 행정부가 하겠다는 것은 독단”이라고 밝혔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힘 있는 자들이 잘못을 감추거나 덮는지 감시하라고 국회가 있는 건데, 정부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법무부 일부 참모들도 공소장 원문 비공개 방침을 세울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부 회의에서 제시했지만, 추 장관은 “감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오른쪽) 법무부 장관과 김영대 서울고검장이 의정관 현판식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추미애(오른쪽) 법무부 장관과 김영대 서울고검장이 의정관 현판식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미국 법무부가 주요 사건의 경우 홈페이지에 공소장 원문을 공개한다는 반론에 대해서도 법무부가 부실 해명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 장관은 “미국 법무부도 공판기일이 처음 열릴 때 공소장이 공개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시민들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대배심과 달리, 검사가 기소하는 사건의 공소장 원문은 기소 당일 공개되는 사례가 있다.

법무부가 검찰청사에 대변인실 분실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의정관 개소식에는 김오수 차관, 심우정 기획조정실장, 이용구 법무실장, 조남관 검찰국장 등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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