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정기 인사… 경력ㆍ여성법관 전진 배치
사문서 위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의 재판부가 변경된다.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사건의 담당 재판부도 바뀐다.
대법원은 6일 전국 각급 법원 판사 922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지방법원 부장판사 386명과 고등법원 판사 56명, 지방법원 판사 480명이 인사 대상이며, 이달 24일자로 시행된다. 사법연수원 34기 판사들이 처음으로 지방법원 부장판사 발령을 받았고, 연수원 27~34기 판사 32명이 고등법원 판사로 보임됐다.
관심을 끌었던 정경심 교수 사건의 재판부도 이번 인사 이동에 포함됐다. 사건의 주심인 김선역 판사는 재판부에 남지만, 형사합의25부 재판장인 송인권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서울남부지법으로 이동하며 우배석인 김택성 판사도 다른 법원으로 이동한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불허하며 검찰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갈등을 빚었던 송 부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재판 진행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재판부 변경에 따라 당분간 재판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또 송 부장 인사에 대해 여러 해석이 뒤따르지만 대법원은 “근무연한 3년을 다 채워 인사 대상에 포함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법관 인사에는 재판의 연속성과 피고인 방어권 보장 등이 변수로 고려되긴 하지만, 2~3년 주기로 근무지를 순환하는 게 법원 관례이기도 하다.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장두봉 판사도 춘천지방법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다만 이 사건은 4월21일에 첫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는 만큼 재판 진행에는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번 인사를 통해, 동료 법관들에게 신망이 높은 경력법관과 여성법관을 각급 법원의 법원장 및 수석부장판사, 지원장 등 주요 직위에 전진 배치시켰다. 윤태식ㆍ최병준ㆍ정인숙 판사가 각각 서울동부지법, 대전지법, 인천가정법원의 장으로 보임됐고, 이수영ㆍ김지향ㆍ김현미ㆍ박근정 판사가 안양지원장, 공주지원장, 목포지원장, 정읍지원장에 각각 임명됐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법원행정처 비법관화 기조를 반영, 상근 법관 6명을 감축했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사법정책총괄심의관 등 총 10명의 상근법관이 빠진 데 이어 이번에는 공보관, 국제심의관, 정보화심의관 등이 줄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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