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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北 패싱’… 정부, 적극 중재로 북미 협상 추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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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北 패싱’… 정부, 적극 중재로 북미 협상 추동해야

입력
2020.02.07 04: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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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하원 의사당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하원 의사당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국정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상ㆍ하원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현안인 이란 문제를 비롯,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이슈와 아프가니스탄ㆍ베네수엘라ㆍ쿠바 등 대외 문제를 두루 언급했다.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상당 수준으로 진척된 북한이 지난해까지 미국의 당면 외교 대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트럼프 정부의 ‘북한 패싱’은 부정적으로 보면 당분간 발전적인 북미 비핵화 협상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 대선을 10개월 앞둔 상황에서 파격적인 타결이 쉽지 않아 정치적 파장을 낳을 수 있는 대북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다.

앞서 북한 태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낙관했던 비핵화 협상이 지난해 하노이 노딜로 사실상 물거품이 된 뒤 북한은 선제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며 협상의 문턱을 높였다. 북한이 도발 태세를 갖추고도 실행하지 않은 채 심지어 “자력 갱생”까지 각오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요구 조건을 높인 것은 다가온 미국 대선 이후의 대화를 시야에 둔 포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접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에서는 빠졌지만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희망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지난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을 언급하며 북한이 “스웨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한 것은 미국 정부가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도 북한도 움직이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그럴수록 일찌감치 ‘중재자’를 선언한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6일 기자회견에서 “북미 모두 대화의 문을 열어 놓은 만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북ㆍ북미 관계가 상호 추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남북 협력도 가능한 영역일 테고, 유엔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개별 관광 등 남북 협력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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