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는다면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주요 기관들도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5일(현지시간) 향후 신종 코로나 사태의 전개 과정이 불확실하다며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가 2003년 증중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유행과 유사한 강도의 경제적 충격을 주는 경우에는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4.0%, 연간 성장률은 5.5%로 예측된다고 피치는 밝혔다. 사스 당시 중국 분기 성장률이 1.5~2%포인트 감소했다는 점을 적용한 셈이다. 당초 피치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5.9%로 예측했다.
피치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수 주 내에 진정되기 시작하면 1분기 성장률이 4.8%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성장률로는 5.7%다. 신종 코로나가 2분기까지도 제어되지 않고 확산하면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3.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피치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중국 정부가 경제 정책 완화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5%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다른 주요 기관들도 올해 중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5일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의 경제 연구소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신종 코로나가 올해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증가율을 0.5∼1%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9%에서 4.9∼5.4%로 낮춰 제시했다. 시티그룹도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5.8%에서 5.5%로 낮췄으며 UBS(6%→5.5%)나 매쿼리(5.9%→5.6%) 등도 비슷한 수준으로 하향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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