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상당수 개강 2주 연기… 기숙사ㆍ원룸 등에 2주 격리
지역 대학가에 중국방문 유학생 격리에 비상이 걸렸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자 개강연기를 잇따라 결정한 가운데 중국방문 유학생 2주 격리방침을 세운 대학들이 생활공간 확보와 비용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대학은 교내 기숙사에, 격리대상 유학생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은 교외 원룸 등을 임차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지 확실치 않아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경북대는 7일 학장회의를 열어 개강 2주 연기를 결정하고 중국 방문 유학생 격리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800여명의 중국인 유학생 중 절반 가량이 방학 중 중국을 방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입국 즉시 교내 기숙사에 2주간 격리한 뒤 원래 정해진 숙소로 돌려보낼 방침이다. 대학 측은 입국후 격리된 우한 교민처럼 화장실이 딸린 숙소에 1인1실로 배정하고, 식사도 도시락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입(예정)생을 포함한 중국인 유학생이 1,000명이 넘는 계명대도 교내 기숙사 2개동을 통째로 비워 격리수용한다는 복안이다. 수용대상은 600~700명에 이를 전망이다.
대구권에서 가장 먼저 개강연기를 결정한 경일대도 교내 기숙사에 격리수용키로 했다. 중국인 유학생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구한의대 등은 임차해 기숙사로 활용해 온 외부 원룸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은 개강이 2주 연기할 경우 2주 격리수용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2주간 식사와 비용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역 대학 관계자들은 “격리기간 2주에다 청소 소독기간 등을 고려하면 20일 정도는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격리기간 동안 유학생들에게 별도로 비용을 청구하기 곤란한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북대의 경우 개별화장실을 갖춘 기숙사는 민자기숙사뿐이다. 격리 기간이라도 민간운영사에 대해 비용을 제공해야 한다. 다른 대학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계획에 없던 지출인 만큼 다른 예산을 전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학측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격리 기간 중에 감염 확진자가 나올 경우다. 한 대학 관계자는 “확진자는 지정병원으로 이송하고 해당 기숙사는 소독하면 된다지만, 격리기간 이후 입소해야 할 학생들의 심리적인 거부감이나 학사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지만, 이에 따른 구체적 매뉴얼이 없어 답답하다”고 우려했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