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간소화ㆍ확장성’을 핵심 가치로 한 새 엠블럼을 5일 발표한 데 이어 6일 축구대표팀 공식 용품 스폰서인 나이키가 홈페이지를 통해 새 유니폼 디자인을 공개했다.
축구대표팀이 앞으로 입게 될 홈 유니폼은 붉은색이라기보다 분홍색에 가까운 ‘바이브런트 핑크(Vibrant pink)’ 바탕에 태극기의 4괘 ‘건곤감리’ 패턴이 물결 형태로 녹아있다. 원정 유니폼은 흰색과 검정색이 조합된 줄무늬 패턴으로 제작됐다. 나이키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나이지리아와 함께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공개하며 “한국의 활기찬 문화와 한류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백호’를 형상화 한 것으로 알려진 원정 유니폼에 대해선 “한국 신화에서 수호 동물로 여겨지는 백호는 용기와 힘을 상징한다”며 “인쇄된 모든 줄무늬는 나이키 디자인팀에서 직접 손으로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새 엠블럼에 이어 이날 공개된 새 유니폼 디자인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찬반이 크게 엇갈린다. 협회는 일단 새 상징물과 유니폼에 대한 팬들의 어색함이 줄고 선수들의 실물 착용 모습을 본다면 지금보다 나은 평가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주관적 평가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디자인에 대한 평가를 접어두더라도 브랜딩 전략에 대한 아쉬움은 짙다. 국내에서 실물이 직접 공개됐던 이전과 달리 나이키가 정한 유니폼 발표 일정에 맞춰 엠블럼 발표 준비 역시 다급히 준비됐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 나이키로부터 새 유니폼 발표 계획을 듣고 새 엠블럼 발표 일정을 조금 다급히 잡게 됐다”고 했다. 이마저도 행사에 앞서 유니폼 제작 공장에서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실물 사진이 온라인상에 유출돼 엠블럼 및 유니폼 발표 행사의 김이 팍 샌 모습이다.
더 큰 아쉬움은 ‘여자축구 패싱’으로 비춰지게 된 새 엠블럼과 유니폼의 첫 도입 시점이다. 협회는 새 유니폼을 오는 3월 A매치부터 활용하기로 하면서, 새 유니폼이 발표 직후 열리는 첫 대표팀 경기인 여자축구 올림픽예선은 이전 엠블럼이 달린 옛 유니폼으로 출전하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게 됐다.
이날 미국 캐나다 대표팀 새 유니폼과 신기술 장비들이 소개된 나이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스포츠의 미래가 여기 있다(The future of sports is here)’는 설명과 함께 여성과 장애인 선수를 중앙에 내세워 사회적 의미를 더했기에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나이키도 이날 한국 유니폼을 소개하면서 “이번 컬랙션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종류의 여성 의상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 측은 “새 유니폼 공개 시점이 협회 예상보다 다소 앞당겨져 현재 올림픽 예선을 치르는 여자대표팀에 새 디자인 유니폼을 공급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나이키 또한 여자축구의 시장 가치를 높게 보는 만큼 3월 초 여자축구 올림픽 예선 플레이오프 때 새 유니폼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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