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러셀 ‘검색의 즐거움’
오늘 점심은 무얼 먹을까. 하루 일과 중 최대 난제에 맞닥뜨렸을 때 당신은 아마도 초록색 검색창(또는 구글)부터 열 것이다. 검색어는 당연히 ‘맛집’일 테고. 하지만 검색 결과 중에 믿을 만한 건 실상 별로 없다. 가짜 맛집에 속아 본 경험이 말해 준다.
그런데 이 모든 게 가짜 맛집 만의 잘못일까. 혹시 검색어가 잘못된 건 아닐까. 검색도 기술이고 전문 영역이다. 온라인 검색을 정확하게,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은 따로 있다. 이 방법을 아는 사람은 짧은 시간 안에 질적으로 훨씬 뛰어나고 믿을 만하며 최신에 가까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검색의 즐거움
대니얼 M. 러셀 지음ㆍ황덕창 옮김
세종서적 발행ㆍ456쪽ㆍ1만8,000원
‘검색의 즐거움’은 바로 이 검색의 실전 기술을 소개하는 책이다. 구글의 검색 엔진을 연구하는 과학자인 저자가 오랜 연구와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방출했다. 검색어의 틀을 잡는 방법부터 시작해 구글 스트리트뷰, 구글 어스, 구글 학술검색, 위키피디아, 위키미디어 등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저자가 직접 특정 주제로 ‘검색 시연’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일례로 저자는 사진 속 빌딩의 로고를 단서 삼아 국가, 도시, 빌딩 주소, 심지어 사진을 찍은 건물과 층수까지 단 5분 만에 알아낸다. 호수가 폭발했다는 한 줄 기사에서 출발해 호수 폭발 현상을 연구한 논문까지 섭렵하기도 한다. 사소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검색’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전문 지식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이 제법 흥미진진하다.
다만, 진짜 맛집은 검색보다는 미식가의 추천을 믿는 게 더 정확하듯, 검색을 더 잘하기 위한 방법도 검색보다는 책으로 배우는 게 낫다는 사실은 어쩐지 좀 아이러니하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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