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ㆍ16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50일을 넘었으나, 정부가 기대한 집값의 가파른 하락세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3구는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며 매매가격이 다소 떨어졌으나, 전세가격은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6일 발표한 2월 첫째 주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각각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서울 집값은 같은 기간 0.01%, 전셋값은 0.05% 올랐다.
서울 집값 대폭 하락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아파트값이 떨어진 지역은 강남구와 송파구로,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0.04% 떨어졌다.
그간 상승폭이 컸던 양천구는 22주만에 보합 전환됐다. 그 외 지역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한국감정원은 “12ㆍ16 대책 이후 매수세가 감소하며 상승세가 둔화되고, 보유세 부담이 커진 강남3구 재건축단지 등이 하락했다”며 “중저가 단지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경기 수원시를 중심으로 수도권 ‘풍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수원 권선구의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4%포인트 오르며 1.23%나 상승했다. 조정대상지역인 팔달구 또한 같은 기간 0.12%포인트 상승해 0.96% 올랐다.
한국감정원은 “권선구는 금곡ㆍ호매실동 위주, 팔달구는 매교역 및 화서역 인근에서 집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체는 0.20% 오르며 전주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인천은 0.07% 오르며 상승폭을 유지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서울 강남구는 전주보다 0.06%포인트 올라 0.10% 상승했다. 송파구 또한 같은 기간 0.06%포인트 뛰어 0.08% 올랐다. 마포구는 0.11% 올라 서울 지역구 중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은 “겨울방학 이사수요는 대체적으로 마무리됐으나, 직주근접 수요와 청약대기 수요, 정비사업 이주 수요, 매매시장 위축 등 영향으로 역세권 등에서 전세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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