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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 출신 금융사기 거물 이철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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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 출신 금융사기 거물 이철은 누구인가

입력
2020.02.06 13:00
수정
2020.02.06 16:51
0 0

작년 12년 확정에 2년 6월 추가

2013년 신라젠 투자로 주목 받아

정치인 강연회로 투자자 현혹도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6일 징역 2년 6월이 선고돼 총 14년 6개월 동안 철창 속에서 지내야 하는 이철(55)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는 금융사기 업계에선 거물급 인사로 통했다.

대학 선배와 보험상품 판매영업을 하던 이 대표는 수익이 나지 않자 2011년 8월 VIK로 회사 이름을 바꾸고 투자사기 범행을 본격화했다. 그는 영업력이 우수한 보험모집인을 영입해 투자 모집인으로 활용했으며, 모집인들에게는 높은 수당을 주면서 영업을 장려했다. 투자자들에겐 “비상장 주식에 투자해 고수익을 내주겠다”며 돈을 받은 뒤 이자를 꼬박꼬박 챙겨주며 수익이 나는 것처럼 꾸몄지만 실상은 새로운 투자금으로 돌려 막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투자자들이 이철 대표와 VIK를 믿게 된 배경에는 이 대표의 화려한 정치권 인맥도 한몫 했다. 국민참여당과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이 대표는 평소 정치인들과 두터운 인맥을 자랑했다. VIK를 세운 뒤에는 ‘저자 초청 강연회’ ‘명사 초청 특강’을 열어 정치권 인사들을 회사로 불러들였고, 유명인사들의 인지도를 앞세워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2012년에는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과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당시 대학교수), 2013년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당시 대학교수)과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 2014년에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강사였다. 주로 참여정부나 현 정부와 인연이 깊은 인사들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정치권 로비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6억2,000만원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최근 정치권 연루 의혹이 제기된 바이오 벤처기업 신라젠이 한때 코스닥 상장기업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른 것도 VIK의 투자가 시발점이 됐다. 이 대표가 이끄는 VIK가 2013년부터 신라젠에 450억원을 투자한 덕분에 신라젠은 미국 바이오기업 제네렉스를 인수하며 유망 벤처업체로 떠올랐고, VIK는 신라젠 주식 14%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 적도 있었다. 유시민 이사장은 이철 대표의 부탁을 받고 2015년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열린 신라젠의 기술설명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피해자가 3만여명에 달했지만, 이철 대표는 2014년과 2015년 급여로만 매년 16억원과 22억원을 받았다. 그는 사기행각이 드러나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도 최근까지 매년 수억 원의 급여를 챙겼다.

이 대표는 6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사건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 받았다. 그는 지난해 7,000억원대 투자사기 혐의로 이미 징역 12년이 확정된 터라, 모두 14년 6개월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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