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 우려로 세계 각지에서 의료용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홍콩에서 마스크 구입을 위해 1만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홍콩 기업 럭웰인터내셔널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카오룽베이 지역에서 수술용 마스크 55만개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홍콩 시민들은 전날 오후 3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고, 자정 무렵 3,000명을 돌파해 이날 오전 9시30분 쯤 줄을 선 사람이 1만여 명에 달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폭발적인 호응에 당황한 회사는 긴급 공지를 띄워 “제발 추운 날씨에 줄을 서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지만 대기 인원은 계속 늘어났다. 그러나 수량이 한정돼있어 실제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인원은 8,000명 정도에 불과할 전망이다. 한 사람당 50개들이 상자 2개씩 살 수 있고, 가격은 한 상자당 80홍콩달러(약 1만2,200원)다.
자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계속 늘고 첫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홍콩 시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날 기준 홍콩 내 확진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연결 검문소 대다수를 폐쇄하겠다는 당국 방침에도 여론 반응은 싸늘하다. 보다 강도 높은 대(對)중 봉쇄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에 ‘마스크 착용 금지령’을 내린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에 대한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줄을 섰다는 셸리 리씨는 신문에 “홍콩의 대응은 중국 본토보다 못하다”면서 “본토에서는 적어도 모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있지 않느냐”고 분노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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