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망자 491명, 하루 새 66명 추가
사스 퇴치 권위자 “10~14일간 절정”
다음 주말 중대 고비 예측 속 혼란
봉쇄 전 우한서 500만명 빠져나가
日 크루즈선 10명 확진… 감염 확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가 491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수는 전날보다 66명 증가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확산세가 지속됐다. 수도 베이징 인근 톈진에서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외부와 차단된 후베이성에서는 의료 사정이 열악한 중소도시 쑤이저우의 확진자가 하루 새 40%나 급증해 상대적 박탈감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5일 “0시 현재 중국 전역의 누적 사망자는 전날보다 65명 증가한 490명”이라고 밝혔다. 65명 모두 후베이성 환자였다. 국가위생위 발표 5시간 후 관영 CCTV는 “톈진에서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은 66세 여성이 추가로 숨졌다”고 전했다. 베이징에 이어 톈진에서도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최대 인구 밀집지역인 수도권 주민들의 우려는 한층 커졌다. 사상 초유의 주민통제 조치를 취한 황강에서는 사망자가 연 이틀 2명으로 줄었다가 이날 다시 6명으로 증가했다.
중국 본토 확진자는 후베이성 3,156명으로 포함해 전날보다 3,887명 늘었다. 전체적으로는 전날(3,235명)보다 늘어 하루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추가 확진자(731명)는 전날(890명)보다 감소했다. 중국 본토의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오후 7시 현재 2만4,324명으로 집계됐다.
봉쇄된 후베이성에서는 쑤이저우(인구 220만명)의 확진자가 3일 458명에서 4일 641명으로 40%나 폭증했다. 그 결과 인구 1만명당 확진자가 2.9명으로 우한(5.86명), 어저우(3.08명)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쑤이저우는 우한과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우한과 맞닿은 샤오간(2.28명)ㆍ황강(2.24명)보다 확진자 비율이 더 높았다. 관찰자망은 “3급 종합병원이 우한에는 수십 개 있지만 쑤이저우에는 고작 1개뿐”이라며 “그나마 전염병을 다루는 감염내과는 아예 없다”고 실상을 전했다. 중국 정부가 우한에 방역과 의료 인력을 집중 투입하면서 상대적으로 방치된 셈이다.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신종 코로나의 향배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측은 엇갈린다. 중국 호흡기질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는 지난 3일 “중국 전역에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진 않아도 앞으로 10~14일간 절정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23일 우한(인구 1,100만명)을 봉쇄한 이후 바이러스 잠복기(최장 14일)를 고려하면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말까지가 중대 고비로 볼 수 있다.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왕첸(王辰) 공정원 부원장은 4일 “전염 확산이 엄중하고 상황이 명확하지 않아 현재로선 정점이나 변곡점을 판단할 근거가 없다”며 “여러 방역조치를 충실하게 이행해 효과를 기대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발병 당시 세계보건기구(WHO)의 대응을 총괄했던 데이비드 헤이먼 박사도 “확산세가 계속 빨라지고 있어 아직 정점을 찍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 확진자는 중국을 포함해 총 2만4,558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에선 대형 크루즈선 승객 10명을 포함한 1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선박에 한국인 9명도 탑승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현재까지 의심 증상자는 없다. 한국은 3명이 추가됐으며, 캐나다ㆍ필리핀ㆍ대만ㆍ홍콩에서도 각각 1명씩 늘었다. 이날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추가 사망자는 없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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