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한데 모아 놓거나 말 안 통해” 불편 지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발 항공기 승객에 대한 검역 절차가 강화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들은 “한국 검역 절차가 엄격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특별검역을 위해 외국인 승객들을 한데 모아놓거나 통역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데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취해지고 중국발 항공기 승객 전용 입국장이 운영된 지 이틀째인 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쉬웨이씨는 “(한국의) 검역 절차가 매우 엄격했다”고 말했다.
중국 장쑤(江蘇)성에서 일 때문에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열을 재고 우한이나 후베이성 사람을 만나거나 방문한 적이 있었는지 등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라며 “입국 절차가 평상시보다 30분 정도 더 걸리는 등 불편한 점은 있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정부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에 출장을 왔다는 중국 난징(南京) 출신의 장장다오씨는 “비행기에서 내린 뒤 휴대폰 번호(한국 내 연락처)가 있는지, 유효한지를 확인했는데, (중국에서 온 우리 동선을 찾는데 필요하다는 점에서) 굉장히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귀국을 하면 집에서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라며 검역 절차가 강화된 중국의 상황도 전했다.
중국 전용 입국장에서 승객들을 한데 모아놓거나 안내하는 과정에서 통역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쉬웨이씨는 “중국에선 검역 절차 때 최대한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과의 간격을 넓히라고 한다”라며 “그래서 사람들이 2, 3m씩 떨어져 있어 줄이 굉장히 긴데, 한국에선 많은 사람을 한곳에 모여 있게 해 전염되기 쉬워 보였다”라고 말했다.
장장다오씨는 “중국에서 와서 한국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라며 “다음에 진행해야 할 검역 절차를 오로지 손짓으로만 전달 받아 이해해야 했는데, 이것을 제외하고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공항 검역에는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직원 133명과 인천공항공사 직원 132명 등 모두 612명이 투입됐다. 인천공항 제1ㆍ2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 있는 검역대 7곳 중에 5곳을 중국발 항공기 승객 전용으로 지정했으며 이들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중국 전용 입국심사대를 통과해야 입국이 가능했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인원이 충분하지 않은데, 평소 하루 2만명이 넘던 중국발 항공기 승객 수가 1만명 정도로 줄어 한숨을 돌렸다”라며 “중국인들도 검역 절차에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어떻게든 국내 연락처를 확보하려는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중국발 항공기 승객은 전날부터 항공기에서 내린 뒤 발열ㆍ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확인한 뒤 목걸이 형태의 인식표를 착용한 채로 인솔자를 따라 전용 입국심사대 앞에 마련된 특별검역대로 이동해 특별검역신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후 한국 내 연락처가 있고 연결이 되는지 확인을 거쳐야 입국이 가능하다. 검역당국은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에게 여권을 제출 받아 보관하다가 전용 입국심사대 앞에서 돌려주는 방식으로 이탈도 방지하고 있다.
김상희 인천공항검역소장 “어제와 오늘 오전까지 후베이성에서 입국한 사람은 아직 없었다”라며 “전화번호 미 확인으로 송환된 승객도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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