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권 서식 산양이 지리 격리된 대구 발견…개체수 증가, 서식범위 확장 가능성
멸종위기 1급,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이 대구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악산과 비무장지대 등 강원권에 주로 서식하는 산양이 지리적으로 격리된 대구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대구과학관에 따르면 연구팀이 생물자원 연구를 위해 대구지역을 조사하던 중 산양으로 추정되는 우제류 배설물과 털, 서식 흔적을 발견하고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산양으로 밝혀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성체와 새끼의 배설물 형태가 명확히 구분돼 가족 개체군이 서식하고 있다”며 “대구 주변의 산은 경사가 급하고 암석지대가 많아 산양이 서식하기 적합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경북지역 산양 서식지로는 백두대간과 연결된 청송 주왕산까지만 확인됐고, 대구는 낙동강과 고속도로 등에 의해 지리적으로 단절된 곳이라 이번 발견의 의미가 남다르다.
국립대구과학관은 4월30일 ‘생물의 이동과 적응 특별전’에 이번 연구결과를 전시키로 했다.
김주한 국립대구과학관장은 “전국적으로 1,000마리가 조금 넘는 산양은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도 취약종으로 등재된 보호종”이라며 “이번 연구는 개체수 증가와 서식범위 확장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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