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레프트 김정호(23)의 조용하지만 가파른 성장세가 눈에 띈다.
김정호는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팀의 3-0 완승 및 올 시즌 두 번째 3연승에 힘을 보탰다. 11득점에 공격성공률 46.7%를 올렸는데, 서브 득점으로만 4득점 했다.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서브 득점 기록이다. 디그도 팀 리베로 정민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개를 기록했다. 김정호는 본보와 통화에서 “내 서브에서 팀이 다량 득점을 올려 팀 분위기가 상승된 것 같다”면서 “풀세트 경기가 많아 승리해도 승점을 2밖에 못 챙겼는데 이번엔 승점 3으로 상위권 팀을 따라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정호는 3번째 시즌을 맞아 일취월장 하고 있다. 후보 선수였던 지난 시즌 초반 삼성화재에서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해 팀 주전을 꿰차더니 올 시즌에는 더욱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29경기(93세트)에서 171득점(세트당 1.84점)을 올렸지만, 데뷔 첫 풀타임을 소화 중인 올 시즌에는 26경기(104세트)에서 312득점(세트당 3점)으로 득점 부문 리그 11위다. 공격 성공률도 49.5%에서 50.3%로 올랐고 팀내 공격 점유율도 8.52%에서 무려 19.57%를 찍으며 팀 내 주포 역할을 하고 있다. 공격 부문에선 기준 점유율(20%)에 조금 못 미쳐 순위엔 못 올랐지만, 기준 점유율을 넘기면 리그 10위권에 오를 성적이다. 김정호는 “지난 시즌보다 하이볼 결정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지난 시즌엔 제대로 때리질 못했는데 올해는 상황에 따라 가끔씩 처리해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서브 득점도 세트당 0.14개에서 올 시즌 0.26으로 9위에 올랐고, 블로킹도 세트당 0.086개에서 0.125개로 탄탄해졌다. 왼쪽 공격수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히는 리시브 효율은 37.9%에서 40.9%(10위)로 웬만한 리베로 수준이고 코트 내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디그도 세트당 0.839에서 1.077개로 좋아졌다. 김정호는 “출전 기회를 많이 갖게 되면서 경험도 쌓이고 코트에서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면서 “리시브도 나름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경기 중 기복을 보이는 점은 보완해야 한다. 최근 경기에서 김정호는 2세트부터 갑자기 서브와 리시브가 불안해지면서 ‘멘붕’에 빠지는 모습이 보였다. 김정호는 “처음엔 심리적인 요인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경기를 모니터링 해보니 경기가 안 풀리면 표정이 어두워지고 경기 흐름까지 내줬다”면서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팀에 합류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새 외국인 선수 마테우스(23)와의 호흡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김정호는 “마테우스는 평소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인데 코트에선 파이팅이 넘친다”면서 “나이도 동갑이어서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지만, 아직도 올라갈 곳은 더 많이 남아있다”며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계속 올라가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