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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필 ‘디지털콘서트홀’이 한국에? … 코리안심포니, 공연실황 VR로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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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필 ‘디지털콘서트홀’이 한국에? … 코리안심포니, 공연실황 VR로 찍는다

입력
2020.02.06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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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독일의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VR 카메라로 촬영한 뒤 공개한 베토벤 공연 리허설 장면. 시청자는 화면 왼쪽 위에 있는 상하좌우 버튼을 눌러 공연장을 좌우 360도, 상하 180도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2015년 독일의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VR 카메라로 촬영한 뒤 공개한 베토벤 공연 리허설 장면. 시청자는 화면 왼쪽 위에 있는 상하좌우 버튼을 눌러 공연장을 좌우 360도, 상하 180도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독일의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2008년 ‘디지털 콘서트홀’ 사이트를 만들었다. 최근 50년간 주요 공연을 업로드하는 한편, 최근 공연도 스트리밍 방식으로 중계하고 있다. 미국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도 5년 전부터 ‘메트 오페라 온 디맨드’를 통해 고화질 오페라 공연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장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클래식계가 첨단 기술을 끌어들인 건 클래식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다.

한국에서도 이런 시도가 이뤄진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베토벤 실내악 공연은 전문 가상현실(VR)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다고 5일 밝혔다.

이날 무대 중앙에 놓일 축구공처럼 생긴 카메라에는 6개 렌즈가 달려 있다. 각 렌즈는 각기 다른 각도로 공연장을 찍는다. 6개 촬영물을 합성하면 하나의 영상으로 상하 180도, 좌우 360도로 연주자와 관객 표정 등 공연장 구석구석 모든 풍경을 담아낼 수 있다.

화질은 현재 상용화된 기술 중 최고 수준인 8K에 달해 지휘자나 연주자뿐 아니라 객석에 있는 관객까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음질 또한 기존 오케스트라 전용 녹음 장비를 활용, 생생한 소리를 들려준다.

특히 이날 공연 레퍼토리는 베토벤 목관 8중주와 현악 5중주 곡이다. 지휘자 없이 소수정예로 진행되는 실내악은 개별 연주자들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다. VR 촬영의 효과가 더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공연 영상은 늦어도 12일이면 코리안심포니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업로드 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영상을 볼 때 화면 위 상하좌우 방향키를 조절하면 원하는 각도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7일 코심 실내악 공연 촬영에 쓰일 예정인 VR 카메라 ‘인스타 360 프로2’
7일 코심 실내악 공연 촬영에 쓰일 예정인 VR 카메라 ‘인스타 360 프로2’

코리안심포니의 이번 시도는 다목적 포석이다. 한 두 달간 공연을 이어가는 연극, 뮤지컬 등 다른 장르 공연과 달리 클래식은 공연해봐야 하루 이틀이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공연을 놓칠 경우 오래도록 아쉽다. 요즘 같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때는 더 그렇다. 감염 우려가 있는데 공연장을 찾기는 쉽지 않다. 베를린필 등 해외 성공사례도 도움이 됐다. 클래식엔 일종의 ‘심리적 장벽’이 있어서 많이 접하도록 해야 오히려 더 많은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코리안심포니 관계자는 “공연장에 못 오는 관객을 위한 악단의 첫 시도”라며 “반응이 좋으면 다른 공연으로의 확대 등을 적극 검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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