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소매판매액 가운데 온라인쇼핑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모바일을 이용한 음ㆍ식료품 배달 서비스, 외국인 관광객의 온라인 면세점 거래 등이 크게 증가하면서다. 일각에선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온라인쇼핑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과거 유사 사태 때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18.3% 증가한 134조5,8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여행 및 교통서비스, e쿠폰서비스 등을 제외한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은 101조4,003억원으로 전체 소매판매액(473조1,710억원)의 21.4%를 차지했다. 온라인쇼핑이 소매판매액의 2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음ㆍ식료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6.1% 증가한 13조2,859억원으로 집계됐다. 치킨, 피자 등 음식 배달 서비스 역시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인기에 힘입어 84.6% 늘었다. 그 밖에 e쿠폰서비스(57.6%), 자동차 및 자동차용품(30.6%), 화장품(25.0%), 가전ㆍ전자ㆍ통신기기(24.6%) 등에서 증가 폭이 컸다.
특히 모바일쇼핑 거래액 증가세가 전체 온라인쇼핑보다 더 가팔랐다. 지난해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86조7,005억원으로 1년 사이 25.5% 늘었다. 이에 따라 모바일쇼핑이 온라인쇼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60.8%에서 지난해 64.4%로 3.6%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이 급성장 중인 온라인쇼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내수 부진에 완충작용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기 충격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때에 비해 제한될 소지가 높다고 판단한다”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온라인 소비 확대를 들었다. 사스가 발생했던 2003년보다 온라인쇼핑이 더욱 확대된 만큼, 야외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소비가 덜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 연구원에 따르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발생했던 2015년에도 백화점 판매, 음식ㆍ숙박 서비스업 생산은 감소했지만 무점포 판매가 9.3% 늘어나 전체 가계소비는 전분기보다 줄지 않았다. 중국 역시 지난해 기준 온라인 재화판매 규모가 전체 소매판매의 20.7%를 차지해 소비위축 완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된 올해 1,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8일 쿠팡의 로켓배송 출고량이 역대 최고치인 330만건에 달하고, 이달 2일엔 상품 배송이 최대 2시간 지연되는 등 온라인쇼핑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아직 1, 2월 온라인쇼핑 거래 증가가 통계적으로 잡힌 것은 없다”면서도 “2003년에 비해 온라인쇼핑이 늘어난 점이 경제충격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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